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자전거로 다니고 거위로 벌레 잡고…“지속가능한 와인 꿈꾼다” [인터뷰]
토마스 도메이코 코노수르 CEO 인터뷰
콘차이토로 대표 와이너리…80개국 수출
지속가능성 기반 프리미엄 와인 시장 공략
토마스 도메이코 코노수르 CEO는 “지속가능한 와이너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수출 물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엘앤비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포도밭에서 모든 직원은 자전거로 이동한다. 각종 벌레는 거위를 풀어 잡는다. 포도 수확 후 남은 가지는 다시 밭에 뿌려 비료로 쓴다. ‘코노수르’는 1998년 유기농 재배를 시작한 환경친화적인 와이너리다. 단순히 포도밭만 관리하지 않는다. 주변의 주민, 마을, 자연까지 돌본다. 2021년에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지표로 꼽히는 ‘비콥 인증(B-Corp)’까지 획득했다.

‘지속가능성’은 코노수르의 정체성 그 자체다. 토마스 도메이코 코노수르 CEO는 24일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비건(vegan·채식주의) 와인이나 올가닉(organic·유기농) 와인에 관심이 많아 지속가능한 와이너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코노수르는 칠레의 와인 기업인 ‘콘차이토로’ 그룹의 대표 와이너리다. 1993년 설립돼 현재 전 세계 80개국에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는 2007년 처음 수입됐다. 그는 “한국은 전체 코노수르 수출의 약 2%를 차지한다”며 “잠재력이 있는 국가 11곳 중 한 군데로, 향후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매출은 순항 중이다. 수입사 신세계엘앤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노수르의 발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85% 증가했다.

현재 국내 주류 시장은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와인은 코로나19 당시 ‘홈술(집에서 즐기는 술)’ 문화의 영향으로 최대 성수기를 맞았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인기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6575t(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6542t으로 전년(7만1020t) 대비 20.4% 감소했다.

업계는 코로나19 당시 와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만큼 기저효과가 크다고 분석한다. 토마스 CEO도 “한국의 와인 소비를 분석하니 저가 와인은 2~3%씩, 고가 와인은 10%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전반적인 와인 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노수르가 내세우는 차별성은 압도적인 생산량의 ‘피노 누아(레드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다. 앞서 코노수르는 1999년 칠레 최고의 피노 누아를 생산하기 위해 ‘피노 누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피노 누아는 다른 품종보다 섬세해 수확 후 압착하는 과정에서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포도 껍질이 너무 눌리면 피노 누아가 거칠어져 섬세한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식문화의 특성상 와인 소비를 꺼리는 소비자가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토마스 CEO는 “한국 음식은 아시아 시장에서도 매운 음식이 많은 편”이라며 “다른 칠레 와이너리와 달리 코노수르는 피노 누아와 화이트 제품에 강해 한국의 매운 음식과 잘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노수르는 향후 고급(프리미엄) 와인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입문용 와인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주 고객이라 지금처럼 불황일 때는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문용 와인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지만, 한국에서는 고급 와인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며 “고급 와인에 집중해 다양한 프리미엄 칠레 와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newda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