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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피너티의 버거킹, ‘고육지책’ 와퍼 단종
인수 9년차 투자금 회수 필요
출점한계, 인플레 ‘성장성’ 회의적
원가절감 활용 비용효율 ‘양날의 검’

국내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이 상륙한 지 40주년을 맞이한 올해.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은 돌연 와퍼 판매를 중단했다. 와퍼는 국내 소비자를 사로 잡은 버거킹의 상징적인 메뉴다.

와퍼의 단종 소식에 소비자들이 술렁이자 비케이알은 뉴와퍼 출시를 예고하는 마케팅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잡음을 일으킨 마케팅을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버거킹의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버거킹은 영업적으로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해 있다. 핵심 경쟁사인 맥도날드의 매장 수를 추월하면서 추가 출점은 한계에 도달했다. 비케이알의 지배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 경영권 변동 가능성에도 노출돼 있다. 성장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하는 비케이알의 행보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어피너티 인수 9년 차, 매각 재개 시점은=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가 비케이알을 인수한 시기는 2016년 4월, 햇수로 9년 차에 진입했다. 당시 어피너티는 국내 PE인 VIG파트너스가 보유하던 버거킹의 한국·일본 경영권을 약 2200억원에 인수했다.

어피너티는 2021년 말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며 버거킹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그러나 매각이 진전되지 않으며 이듬해 관련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물론 PE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버거킹은 잠재 매물에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골드만삭스는 버거킹 매각 주관사 지위 유지 여부에 대해 공식 답변은 거부했다.

어피너티는 버거킹 인수 이후 볼륨 키우기에 집중했다. 2017년 311개였던 매장 수는 지난해 485곳으로 늘었다. 2021년부터 맥도날드의 매장 수를 앞지른 상태다. 확장 정책에 힘입어 버거킹의 매출액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버거킹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2017년 3459억원에서 지난해 7453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EBITDA는 143억원에서 772억원으로 5배 높아졌다. 그러나 어피너티의 성장 방식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버거킹 지갑 닫는 어피너티, 늘어난 영업이익은 양날의 검=지난해 버거킹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9억원에서 239억원으로 3배나 증가했다. 원가를 절감해 매출의 공백을 메웠다는 뜻이다.

시장 관계자는 “버거킹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조리 방식에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성장에 한계가 있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어피터니는 버거킹의 한국과 일본 경영권만 소유하고 있어 해외 진출은 시도할 수 없다. 이미 국내 매장 수는 많아져 신규 출점 지역 역시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어피너티는 버거킹의 긴축을 결정했으나 이는 한계도 분명하다. 품질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가 떠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렇다고 제품 가격을 상향하기에 수월한 상황도 아니다. 어피너티는 그동안 와퍼의 단품 가격을 세 차례 인상했으며 이번 뉴와퍼 리뉴얼 이후에도 가격 조정은 없다고 언급한 상태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미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 대비 높은 가격대는 경쟁력을 낮추는 요소다.

어피너티는 버거킹 엑시트를 위해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는 가운데 ‘늘어난 영업이익’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당장 현금창출력은 원활해 보일 수 있어도 지속가능성과 성장성에서 높은 밸류를 받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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