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1·2심 벌금 2000만원

대법, 2심 판결 확정

교회 방문 뒤 코로나19 확진…동선 숨긴 공무원, 벌금 2000만원 확정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역학조사관에게 교회 방문 여부 등 동선을 숨긴 공무원에게 벌금 2000만원이 확정됐다. 현행법상 판사가 선고 가능한 가장 높은 벌금 액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받은 공무원 A(27)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확진 당일, 역학조사를 위해 전화를 건 보건소 역학조사관에게 자신의 동선을 허위 진술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2020년 11~12월 경북 상주 BTJ열방센터와 대전의 교회에 다녀와 놓고도 “그때 방문한 적 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상주 BTJ열방센터와 대전의 해당 교회에선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해 방역당국이 확산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 과정에서 고의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를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다. 수사기관은 A씨를 이 조항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방법원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2021년 7월,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전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국가적·국민적 노력을 외면했다”며 “역학조사를 방해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역학조사가 위법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구체적으로 “대면 조사를 실시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전화를 통해 조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허위 진술 시 처벌 경고 등을 하지 않았으므로 처벌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역학조사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전화를 통한 역학조사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양형이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1심이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사정을 고려했다”며 벌금 2000만원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2심) 판결에 대해 수긍했다.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2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