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 당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20대 여성과 관련해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가해자 구속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지역 여성단체들은 18일 경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피해자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스토킹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쯤 술을 마신 상태에서 거제시 고현동 한 원룸에 살고 있는 전 여자친구 B씨를 찾아가 주먹으로 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가 전날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B씨 원룸 비밀번호를 누르고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인 20대 A씨는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 당해 치료받던 중 지난 10일 숨졌다. 당시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을 만큼 폭행 정도가 심했다.
경찰은 A씨 사망 다음 날 가해자 B씨를 긴급체포했으나 검찰이 '긴급체포 구성 요건상 긴급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다'는 이유로 긴급체포를 불승인하면서 B씨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중이다.
경찰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3년 정도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한 사이로, 사건 당시엔 헤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등학교 동기 사이인 이들은 같은 대학 같은 과를 진학했으며, 2022년 12월부터 이번 사건까지 총 12건의 데이트 폭력 관련 신고(쌍방 폭행 포함)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단체들은 이번 사건은 "스토킹 피해"라고 주장하며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B씨는 A씨와 교제중일 때도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A씨는 B씨 연락을 피하기 위해 전화번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바꿨으나 B씨는 친구들을 통해 A씨를 금방 찾아내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B씨를 즉각 구속하고 A씨 사망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B씨의 살인 행위를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