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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이란 한정보복 조율…“아랍 국가들 분쟁 휘말리지 않도록 하겠다”
이란 직접타격 대신 대리 세력에 집중 전망
이스라엘 전쟁내각 갈라져…네타냐후 고립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스라엘이 자국을 직접 공격한 이란을 상대로 외교적 공세에 돌입하며 주변 중동 국가로의 확전을 유발하지 않는 ‘저강도 반격’으로 대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란에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는 수준의 보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공영 칸(KAN) 라디오 방송은 이스라엘 정부가 16일(현지시간) 이집트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수교국 등 인근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요르단, 이집트 등 우호적인 중동 국가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 시기와 대상에 대해 논의했지만 최종 결론은 내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재보복 시기로 가장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날은 오는 22일에 시작되는 유대 명절인 유월절이다. 유월절은 유대인들이 이집트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절기로 이스라엘은 물론 전세계로 퍼져있는 유대인들의 축제에 재보복을 단행할 경우 안팎으로 큰 반발이 예상된다.

공격 대상도 이란 본토보다는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제3국의 친이란 민병대를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이번 사건의 계기가 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것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대상으로 공격을 한정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주변국의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이나 충돌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란 반관영 매체 파르스 통신은 “이란의 군대가 요르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협력을 계속한다면 다음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수니파 친미 국가들의 신뢰를 얻어 ‘반(反)이란 연합’ 형성을 노리고 있다. 지난 주말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했을 때 요르단은 이란에서 날아온 미사일 일부를 요격했다.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전세계 32개국에 자국을 공격한 이란을 제재해 달라는 서한을 보내 외교적 공세를 시작했다. 카츠 장관은 이 게시물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등 유력 정치인들의 계정을 태그했다.

우디 소머 뉴욕시립대 정치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1991년 걸프전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반격했다면 사우디와 이집트 등이 연합군에서 이탈해 미군이 곤경에 빠졌을 것이란 지적이다. 소머 교수는 “이스라엘은 인내심을 발휘해 훨씬 더 큰 국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

한편, 이스라엘 전시 내각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요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사이의 관계는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내각의 거두 3인은 적에게 어떻게 결정적인 군사적 압박을 가할 것인지, 전후 시대를 통치할 것인지를 두고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직 이스라엘 장군이자 국가안보보좌관인 기오라 에일랜드는 “3인 체제의 신뢰 부족은 매우 명백하고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최초의 직접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응은 그 자체로 이스라엘과 무슬림 국가들의 세계대전을 유발할 수도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는 점점 더 혼자서 가자전쟁을 지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면 갈란트와 간츠는 네타냐후를 결정에서 제외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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