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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바구니 부담 더 늘었네…총선 이후, 다시 ‘물가 리스크’
가공식품 실구매가 1년새 6% 올라
설탕·코코아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총선 이후 물가 오름세 우려 본격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식용유(100㎖)는 지난해 1분기 평균 643.3원에서 올해 1분기 963.7원으로 49.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실구매가가 1년 새 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장바구니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 설탕,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총선 이후 식탁 물가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의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25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 동기보다 상승했다. 전체 평균 상승률은 6.1%,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9.1%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2배에 달한다.

기호 식품보다 필수 식재료 가격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식용유(100㎖)가 지난해 1분기 평균 643.3원에서 올해 1분기 963.7원으로 49.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설탕(27.7%), 된장(17.4%↑) 등도 오름세가 가팔랐다. 카레(16.3%), 우유(13.2%), 맛살(12.3%), 커피믹스(11.6%), 고추장(7.8%), 햄(7.6%), 시리얼(6.7%) 등이 상승률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정부가 서민 물가 부담을 덜어주고자 집중 관리한 일부 품목도 1분기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라면과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설탕, 원유 등 7개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전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설탕은 100g당 가격이 지난 1월 359원에서 지난달 367원으로 2.2% 올랐고, 라면은 개당 804원에서 810원으로 0.7% 비싸졌다.

정부의 집중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인 식용유는 100㎖당 가격이 1월 957원에서 지난달 1014원(6.0%↑)으로 오름폭이 컸다.

다소비 가공식품 가운데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이 지난해 1분기보다 떨어진 품목은 어묵(-15.2%), 소주(-4.1%) 참치통조림(-3.8%), 간장(-3.4%), 즉석밥(-2.8%), 밀가루(-1.5%), 탕(-0.9%) 등 7개였다.

이번 조사에 활용된 품목 가격은 대형마트(이마트·농협하나로마트), 슈퍼마켓(롯데슈퍼·GS더프레시), 백화점(현대·신세계),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 등 4개 유통 채널 전국 500여 개 점포의 실제 판매가를 평균한 것이다.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가공식품 및 과자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올해 2분기 이후 주요 가공식품 가격 전망도 어둡다.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식품업체들이 원재료 인상 등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일제히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정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 역시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일(현지 시간) 거래된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1만987달러(약 1522만원)로 집계돼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전일(1만373달러)과 비교하면 5.92%가 올랐고, 한 달 만에 36.5% 치솟았다.

지난해 코코아 가격은 t(톤)당 2000달러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꾸준히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달 1일 처음 1만 달러(종가 기준)를 돌파했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가뭄 등 기후 재해와 병충해 확산으로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을 받았다.

설탕 역시 기후변화 영향을 받고 있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2위와 3위 수출국인 인도와 태국에서 엘니뇨 영향에 따른 극심한 가뭄으로 설탕 생산이 급감했다. 인도의 생산량 전망치 상향 조정과 태국의 수확 속도 개선 덕분에 설탕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설탕 가격지수는 평균 145.0으로, 전년(114.5) 대비 26.6% 올랐다. 올해 1분기 설탕 가격지수는 평균 136.7로 작년 평균보다 5.7% 내렸으나 2022년 대비 19.4% 높다. 코코아는 물론 설탕이 오르면서 초콜릿은 물론, 제과·제빵류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마른김 가격도 상승세인 만큼 조미김 제품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마른김 도매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1속(100장)에 1만4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5%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57.6% 비싸다. 원룟값 상승에 따라 조미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오렌지주스 원액 가격도 수년 새 급등해 이를 희석해 만드는 오렌지주스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오렌지주스 원액 가격은 2021년 파운드당 1.23달러에서 2022년 1.75달러로 뛰었고 지난해 3.01달러로 오른 뒤 올해는 현재까지 평균 3.53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가격은 2022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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