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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확대에 전력 부족 심각”…요원해진 ‘탄소 중립’
日 2050년 전력 소비 40% 급증 예상
AI 서비스, 구글 검색보다 3~30배 전력 필요
전력 수요 급증에 구리 가격 상승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로고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방대한 데이터 계산이 필요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 확대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함에 따라 일본에서는 2050년까지 전력 소비가 40% 가량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을 ‘제로(0)’로 줄이겠다는 각국 정부의 목표가 요원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전력중앙연구소(CRIEPI)는 AI 이용 확대가 현재처럼 이어질 경우 2021년 924TWh(테라와트시)였던 일본의 전력 소비가 2050년 최대 37%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RITE)도 2050년까지 2019년 대비 전력 소비량이 30% 늘 것으로 추산했다.

증가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생성형 AI 등에 사용되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다.

챗GPT 같은 생성형AI를 개발해 사용하려면 천문학적 용량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할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이미 전세계엔 약 8000개의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앞으로 훨씬 더 추가돼야 한다.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엔 구글 검색보다 3~30배 정도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전기보고서’에서 전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이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최대 1050TWh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일본 전체의 전력소비량(2022년 939TWh)을 넘어서는 규모다.

전기 요금이 더 저렴한 국가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있으나, 미중 갈등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국제 정세 불안정으로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등 22개국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이는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만들어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전 재가동·신재생에너지 통한 전력 수요 확보 관건
몬테네그로의 한 풍력발전 단지 [로이터]

닛케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나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만으로 전력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마세 타카유키 CRIEPI 주임 연구원은 “10년 이상의 (전력) 수요 전망에는 기술의 발전을 포함한 사회 및 경제의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한 검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33기 가운데 15기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5기 원전을 모두 재가동하게 되면 110TWh 정도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는 추산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고 야간 전력 수요량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더군다나 원전 재가동이 몇 기나 가능할지 확실하지 않아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얼마나 더 설치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전력망을 금세 확장할 수 없다는 것도 난관이다. 새로운 전력망을 계획해서 구축하는 데는 보통 5~15년이 걸린다. 닛케이는 미래의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 수요 급증에 구리 가격도 ‘껑충’
몽골에 위치한 구리 광산의 한 가공 시설 [로이터]

전력 인프라를 위한 투자가 늘어날 전망에 원자재 시장에선 구리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t당 9484.5달러까지 올랐다. 구리는 전선과 변압기에 모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재료다. 전력망 확장은 구리 수요 급증을 의미한다.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구라의 사드 라임 이코노미스트는 AI로 인해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100만t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최근 내년 상반기 구리 가격 전망치를 t당 1만2000달러로 높였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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