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태계 완성도가 AI 투자 노출 영향”
[로이터]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약진에 힘입어 대만 증시와 한국 증시 간 격차가 21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 생태계를 온전히 구축한 대만의 반도체 산업에 글로벌 투자금이 몰린 결과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만 증시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14% 급증한 2조2460억달러(3041조840억원)로 한국 증시 시가총액인 1조8830억달러(2549조5820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만과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격차는 2003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인 3630억달러(약 491조5020억원)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대만 증시는 올해 들어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만의 대표 주가 지수인 가권지수는 올해 들어 약 14% 상승했다. 지난 2일에는 2만466.57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로는 올해 대만 증시 랠리의 3분의 2는 TSMC가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증시에 상장된 TSMC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주당 783대만달러로 올해 초 대비 32% 상승했다.
AI 투자 열풍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반도체 기업 비중이 높다는 점이 대만 증시의 강점으로 꼽힌다. TSMC는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대부분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차세대 아키텍처 호퍼가 적용된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TSMC에게 맡기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만이 AI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른 것은 TSMC가 사실상 이 분야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만은 팹리스(반도체 설계)부터 파운드리, 후공정, 서버 제조 분야에 이르기 까지 온전한 AI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주요 메모리 칩 제조업체의 본거지이지만 대만에 비해 전반적으로 AI 반도체 노출도는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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