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 진전 방안, 대만해협 평화·안정 등 현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이 만나 대면 회담을 한 지 4개월 여 만이다.
이날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외교 당국간 사전 조율을 거쳐 이날 전화 협의를 가졌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사전 브리핑을 통해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예기치 않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개방된 소통 채널을 유지하자는 작년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대면 회담을 가진 바 있다.
4개월 여 만에 이뤄진 이번 직접 소통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 방안을 포함한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과 러시아와의 증가하는 경제·군사기술 협력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에 이러한 우려를 계속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과의 외교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과,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할 조치들을 취하겠다는 결의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간 공조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대북 제재 이행 감시 체제에 큰 구멍이 생긴 상황이다.
또한 양자관계 현안 중 경제·무역 관련 상호 우려 사항, 펜타닐 등 마약 밀거래 차단 공조, 인공지능(AI) 위험 관리, 군사 소통 채널 유지 등도 논의했다.
미 고위 관계자는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우려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경제와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하는 데 대해 우려를 제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통화는 대만의 신임 총통(라이칭더) 취임(5월20일)을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양안관계의 안정을 강조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편 미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수일 내 중국을 방문하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수주 내에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중국 측 대화 파트너 간의 통화, 중국 고위 관리들의 방미도 이어진다.
또 주중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는 양국 군의 작전 담당 장교급이 나서는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회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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