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리 방문에 ‘맞대응’ 카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당국이 인도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영유권 분쟁지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의 30개 장소에 중국 지명을 붙이고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명으로 ‘짱난’(藏南·남티베트)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정확한 국경 없이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하는 탓에 양국 충돌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민정부는 짱난의 주거지역 11곳, 산 12곳, 강 4곳, 호수 1곳, 산길 1곳, 토지 1곳 등 30곳에 대해 중국어와 티베트어 표기 명칭을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국무원의 지명 관리 규정에 따라 짱난의 일부 지명을 표준화(정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짱난에 대해 중국식 지명 표기 작업을 시작했으며 2021년에도 15곳에 대해 중국어와 티베트어 표기 명칭을 밝혔다.
앞서 중국 민정부는 지난달 15일 자국의 ‘영토 주장’과 ‘주권 권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외국어 지명을 당국이 인정한 중국식 표기로 바꿔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은 ‘지명 관리 조례 실시 방법’을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지난달 8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아루나찰프라데시주를 찾아 터널 등 수백만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 완료를 축하하는 행사에 참석한 직후 이뤄져 주목된다. 당시 중국 측은 인도가 해당 지역을 임의로 개발할 권리가 없다면서 모디 총리의 방문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 이에 인도 측은 중국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약 3500㎞를 경계로 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전쟁까지 벌였지만, 여전히 LAC를 국경 삼아 맞서고 있다. LAC는 인도 명칭으로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이어져 라다크 지역에서 끝난다. 라다크와 인접한 악사이친은 중국이 1962년 전쟁 때 점령해 실효 지배 중이다.
양국은 1962년 전쟁 이후 2020년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등 라다크 인근에서 잇따라 부딪쳤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도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을 인도 영토로 인정하면서 어떤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중국 측은 지난달 27일 미국을 겨냥해 분쟁을 부추기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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