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물가 못 잡는다” 퍼지는 비관론에 건설경기 악화까지…올해도 韓경기 첩첩산중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오렌지를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물가를 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비관론이 소비자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내수가 지속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건설산업은 위기설이 계속 대두하고 있다. 태영건설과 같은 워크아웃 사태가 다시 또 일어난다면 금융권까지 줄파장이 이어진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험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31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3.2%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11월 3.4%에서 12월 3.2%, 1∼2월 3.0%를 기록하는 등 점차 하락하다가 3월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한다.

내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지난해 11월 97.3에서 올해 2월 101.9까지 올랐으나, 이달 들어 반락했다. 아직까지 장기평균(2003~2023년)인 100보다 높아 미세하나마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지만, 매우 근소하다.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세워져 있다. [연합]

건설경기 부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4월 업황에 대한 전망 기업겨기실사지수(BSI)는 71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사실상 건설경기 부진이 대부분 원인이었다. 건설에 들어가는 자재들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연쇄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제조업에서는 1차 금속(-10포인트)과 금속 가공(-7포인트)이, 비제조업에서는 부동산업(-4포인트)과 도소매업(-2포인트)이 유독 전망이 좋지 않았다.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취약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한은의 ‘금융안정 상황’ 따르면 건설사의 40% 가까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취약기업이다.

한은이 건설사 66곳(지난 3분기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66개 상장 건설기업)의 중위 재무비율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39.4%가 이자보상배율이 1.0 아래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값이 1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을 고스란히 이자를 내는 데 쓴다는 뜻이다.

전체 건설사의 이자보상배율 중위값 역시 1.6에 그쳤다. 2021년에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이자비용의 6.4배를 벌었고, 2022년에도 이 값이 2.7을 보였는데 지난해 재무적 위험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건설업이 흔들리면 금융권까지 여파가 미치게 된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1%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2.7%까지 올랐다. 2020년 0.6%, 2021년 0.4%, 2022년 1.2% 였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크다.

특히 저축은행은 1년새 2.1%에서 6.9%로 오르며 한꺼번에 5%포인트 가까이 연체율이 상승했고,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도 이 기간 PF 관련대출 연체율이 2.2%에서 4.7%로 가파르게 올랐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PF대출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으나,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PF사업장 관련 잠재 리스크는 다소 증대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동산PF는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PF사업장 (시행사), 건설사, 금융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연계되어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