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왼쪽부터) SK온 재무담당과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CAO),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주주와의 대화에서 주주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시장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진행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흑자 전환 타깃 시점으로는 올해 하반기를 제시했다. 상반기까지는 수익성 저하가 계속되겠지만 재고 소진과 금리 하향 조정, 신규 전기차 출시 등으로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 마친 뒤 ‘주주와의 대화’를 열고 올해 경영 방향성과 주주가치 제고, SK온의 IPO 계획 등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이날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올해 대외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도전적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비우호적 외부환경을 극복하고자 전체 사업영역의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 내실 다지기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괄사장은 특히 최근 주가 부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는 데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SK온의 IPO와 관련해선 이날 주총을 진행한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SK온의 가치를 가장 많이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부회장은 “상장계획에 대해 직접 말할 수는 없지만 SK온의 성과가 빨리 궤도에 올라야 할 것”이라면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약속한 IPO 시점이 2026년 말이고 1+1년에 대해선 상장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돼 있어 늦더라도 2028년 이전에는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이전이라도 시장에서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면 조속히 IPO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게 SK이노베이션의 주주가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부회장을 비롯한 SK이노베이션 주요 경영진은 최근 주가 부진에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강동수 전략재무부문장은 주가 부진 이유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석유나 윤활유 쪽에서 좋은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만들어내고 있으나 이런 부분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이차전지 분야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강 부문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전기차 시장 수요가 잠시 주춤하고 있는 상태”라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전기차 시장이 회복되면서 SK온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SK이노베이션 주가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날 현장에선 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정상궤도 진입 시점에 대한 질의에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CAO) 사장은 “올해 하반기 이자율 변동 가능성 등과 더불어 2025년 하반기나 2026년, 늦어도 2027년이면 상당 부분 저희가 생각한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사장은 이어 “AMPC(생산세액공제)를 기대하고 있는데 우리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보다 미국을 먼저 갔기 때문에 혜택이 더 크다”면서 “기술도 (경쟁사 대비) 강하다고 보는데 램프업(생산량 증대)을 통해 미국에서 확장되고 하면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경훈 SK온 재무담당은 SK온의 흑자 전환에 대해 “올해 하반기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큰 이슈는 신규 공장의 수율 저하와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재고 소진, 금리 인하, EV(전기차) 신규 차량 출시 등 3가지 요소로 수요가 견조할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주총에서 박상규 총괄사장과 강동수 전략재무부문장을 사내이사로, 장용호 SK㈜ 대표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 밖에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개정 ▷사외이사 선임 ▷임원퇴직금규정 개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