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 세기에 따라 로봇 손가락 색이 달라져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팀이 360도 전방위 촉각감지 4지 로봇핸드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사람 손가락 못잖게 정밀하게 물체의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로봇 손가락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공기압을 기반으로 인가되는 방향과 상관없이 매우 정밀하게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촉각센서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상용화 시점은 기술이전을 거쳐 올 하반기로 보고 있다고 ETRI는 전했다. ETRI는 원익로보틱스와 상호협력을 체결하고 관련 성과를 이날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 공동 전시한다.

ETRI가 소개하는 촉각센서 기술은 사람 손가락과 유사한 강성(모듈러스)과 형상을 갖는 로봇 손가락이다. 단단한 물체부터 변형가능한 부드러운 물체까지 모두 유연하게 다룰 수 있다.

이 기술이 기존 3D 형상의 로봇 손가락에 적용되는 압력센서가 물체를 잡는 방향에 따라 왜곡된 신호를 보였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3차원 손가락 형태에서도 여러 방향에서 인가되는 압력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과 사람의 손처럼 자연스럽게 물체를 다룰 수 있는 유연성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번 전방위 촉각센서가 내장된 로봇 손가락 개발로 로봇이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센서의 정밀 압력 감지 능력에 더해 로봇 손가락이 압력 변화에 따라 LED 색상이 변화하도록 개발해 사용자에게 직관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게 만들었다.

진동 감지와 무선통신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로봇과 인간 간 소통도 더욱 강화시켰다. 또 개발한 센서는 압력이 인가(印加)되는 부위에 센서가 직접 노출되지 않아, 로봇 손처럼 지속적인 접촉에도 장기간 안정적 동작이 가능해 로봇핸드 응용 분야 확장성이 더욱 향상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혜진 ETRI 지능형부품센서연구실 책임연구원(박사)는 “이 센서 기술이 로봇과 인간 간 상호 작용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로봇이 우리 사회와 산업에 더욱 깊숙이 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팀은 손가락 한 마디를 넘어 로봇 손 전체가 인간과 같은 촉감을 가지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