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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붙였던 자국도 못찾겠네” 재활용 가능, 만능 점착필름 나왔다
- 한국화학연구원, 녹여서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점착소재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투명 점착필름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화학연 연구진이 개발한 투명 점착필름 시연 모습. 붙인 자국이 전혀 남지 않는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붙였던 자국도 남지않고 재활용도 되는 일석 이조의 만능 투명 점착필름이 나왔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원주·유영창·안도원 박사 연구팀은 부산대학교 백현종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고분자 사슬의 길이를 극대화해 화학적 가교구조 없이도 우수한 점착특성을 갖는 투명 점착 필름소재를 개발했다.

이 투명 점착 필름은 정보전자기기의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과 같은 이동 수단, 생활용품은 물론 의료용 점착 필름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점착소재는 3M 스카치 테이프나 라벨테이프와 같이 부착을 위한 점착필름과, 스마트폰 액정보호 필름과 같은 표면을 보호하거나 점착소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플라스틱 필름으로 나뉜다.

그런데 점착소재를 분해·재활용하려면 점착필름을 반드시 제거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점착소재가 통째로 버려지고 있다. 기존 점착 필름은 화학반응으로 결합하는 3차원의 화학적 가교구조를 통해 점착력을 높이는데, 이러한 경우 ‘일반적인 용매’나 높은 열에도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사용 후에는 모두 폐기될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착 필름을 이루고 있는 고분자 사슬의 분자량을 극대화해 더 잘 엉키는 성질을 이용, 화학적 가교구조 없이도 기존 점착 필름과 비교해 자국이 남지 않고 접착력이 더 좋은 소재를 개발했다.

기존 투명 점착 필름을 구성하는 고분자의 경우, 사슬의 길이에 한계가 있으며 사슬길이의 다분산지수가 높아 분자량이 긴 사슬과 짧은 사슬이 같이 존재한다. 사슬이 짧은 고분자는 점착 필름을 제거할 때 표면에 점착 잔여물이 남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상용화된 점착제와 비교한 무가교제형 점착제의 재사용 평가.[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가시광선을 이용한 방법으로 기존 고분자 사슬보다 2.8배 긴 초거대고분자 합성에 성공했다. 개발된 초거대 고분자는 사슬의 길이가 매우 길기 때문에 사슬의 엉킴이 쉽게 일어나고, 사슬당 발생하는 엉킴의 수가 매우 높다. 또한 짧은 사슬 길이를 갖는 고분자가 거의 없으므로 점착 필름을 제거하여도 점착 잔여물이 남지 않는다.

개발된 비가교 투명 점착 필름은 기존 점착 필름 대비 약 130% 수준의 우수한 부착력을 지녔으며, 표면에서 제거하여도 잔여물이 남지 않았다. 다양한 테스트 환경에서도 모두 우수한 안정성을 나타냈다.

또 점착 필름을 사용한 후, 무독성의 용매에 쉽게 녹일 수 있다. 회수된 고분자를 여러차례 재가공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기존 상용 제품 대비 200% 이상 우수한 물성과 가혹한 외부환경도 사용이 가능한 내구성을 지닌 비가교형 점착 소재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기용매가 아닌 물에 녹여 재활용하는 친환경 점착 필름 소재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 상용화된 경화성 투명 점착 필름과 달리 사용 후에도 폐기하지 않고 폐기물의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하다”며 “향후 탄소저감, 폐기물 저감 등과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원순환형 정밀화학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매터리얼스 앤드 인터페이시스’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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