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대가 조국’ 포스터]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조국혁신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16번을 받은 정상진(55)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회장이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최태은 부장검사)는 지난해 불거진 영화계의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정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 수사 중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엣나인필름’을 통해 지난 2022년 5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을 배급했으며, 이후 상영 과정에서 허위 발권을 통해 관객 수를 조작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그대가 조국’은 상영 기간(약 4개월) 동안 심야·새벽 시간 상영 횟수가 총 577회였는데, 이 중 199회가 좌석 매진으로 알려지면서 조작 논란이 일었다. 이 영화는 개봉된 해에 관객 33만명을 동원해 2022년 독립영화 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앞서 경찰도 지난해 8월 정 회장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그대가 조국’ 관련 허위 발권이 있었다는 영화 상영 업체 관계자의 진술과 허위 발권 정보 등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영화를 제작하면서 후원자들에게 리워드(혜택) 차원으로 표를 구매해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조국 대표를 포함해 조국혁신당 내 주요 인사 최소 6명이 수사·재판을 받고 있어 당은 ‘피의자·피고인 정당’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조국혁신당에는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단만 남긴 조 대표를 포함해 처벌 전력이 있거나 수사·재판에 연루된 비례대표 후보가 전체 20명 중 6명에 달한다. 후보 1번으로 국회의원 당선이 유력한 박은정 전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감찰·징계를 주도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후보 8번 황운하 의원과 후보 10번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은 각각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관여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