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철강노조 회장도 입찰 지지 표명
바이든 “US스틸, 美기업으로 남아야”…일본제철 인수 공개 반대
미국 철강회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주식회사의 최고경영자(CEO) 루렌코 곤칼베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조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제철의 US 스틸 인수를 반대한다고 밝히자 US스틸 경쟁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일본제철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전미철강노조(USW)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인수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의지다.
루렌코 곤칼베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제철의 US 스틸 인수가 결렬되면 우리는 기존 입찰가와 다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며 “일본의 인수를 반대하는 노조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백악관과도 인수 계획에 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곤칼베스 CEO는 철강 노조로부터의 지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데이비드 맥콜 USW 회장과 통화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맥콜 회장도 해당 통화에서 클리블랜드의 입찰에 대한 노조의 지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US스틸의 주가는 이날 11%나 폭락한 36.38달러를 기록했지만 US스틸 인수 의사에 대한 곤칼베스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38.26달러에 마감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여전히 이틀 만에 약 18% 하락해 2020년 이후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고 일본제철이 제시한 주당 55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1847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설립된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지난해 8월 US스틸 인수가로 72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일본 제철이 제안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밀리며 인수안을 철회했다.
당시 펜트워터캐피탈은 “일본제철이 US스틸에 훨씬 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US스틸을 인수하는 제안이 있을 경우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된 US스틸은 미국이 경제·군사 면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상징적인 제조업체다. 조강량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6000억원)에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미국 내 여야를 불문한 정치권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일본제철은 올해 2분기나 3분기께 인수합병(M&A)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블룸버그는 미오는 2025년까지 인수전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내 여론 반대가 비등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14일 성명을 통해 “US스틸은 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철강 회사였고, 그것이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USW는 같은 날 오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 철강의 국내 소유와 운영을 환영한다면서 이날 그의 성명이 “논쟁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입장 표명은 대선 국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상징적 기업이 외국에 넘어갈 경우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에 공격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식했을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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