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000억원 긴급 지원 이어 덴마크도 4400억원 지원 결정
1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배하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인근 스파르타크 정착촌의 한 손상된 건물(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 우크라이나가 군수품 고갈로 허덕이는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긴급 행동에 나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13일(현지시간)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자금줄이었던 유럽평화기금(EPF)에 50억유로(약 7조2000억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12일 보도했다. 미국이 이날 정부 예산 절감을 통해 확보한 3억달러(약 4000억원)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기로 한 데 이어 유럽도 기금을 확충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초기 특별기금인 유럽평화기금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왔다. 회원국들이 자국의 무기 재고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 기금이 무기 대금의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기금이 재빠르게 고갈되면서 EU 내부에서는 기금 확충하고 역외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용 탄약을 구매해도 기금 지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이 논의에 정통한 유럽의 관리들은 기금이 EU 내에서 제조된 무기에 우선 사용되겠지만, 불가피한 경우 비EU 국가의 무기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FT에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최근까지 442억달러(약 58조원)의 군사 지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601억 달러(약 80조원)를 포함한 총 950억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안보 패키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나머지 지난해 12월부터는 새 무기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지원안 통과가 표류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동부 최전선 격전지를 러시아에 속속 내주며 퇴각하고 있고, 탄약 등 전쟁 물자도 배급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등 절박한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전해진다.
FT는 “미국 국방부의 임시 지원과 브뤼셀(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도시)에서의 합의는 우크라이나군이 더 이상 러시아군에 맞서 전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서방 정책 입안자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덴마크는 우크라이나에 3억3700만달러(약 4400억원) 상당의 군사 원조를 결정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덴마크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세자르 자주포 시스템과 탄약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덴마크 국방부는 “이런 지원은 동맹국과의 협력하에 이뤄지고 있으며, 광범위한 전선에서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부 장관은 미국의 3억달러 지원 발표가 있었던 당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통화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중기적이고 시급한 (무기) 수요가 논의됐다. 핵심적인 우선순위에는 방공뿐만 아니라 탄약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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