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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들 ‘2000명 이상’ 의대증원 신청…현장점검 後 3월말 정원 배분확정
전날 자정 교육부 전국 의대별 증원 신청 마감
미니의대·거점 국립대 기존 2~3배 증원 희망
서울 지역 의대 대규모 증원 신청 ‘눈치보기’
한 의과대학 안내판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5일 정부의 의대별 정원 신청 규모 발표에 앞서,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대다수가 교육부에 의대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원 50인 미만의 ‘미니 의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가 주로 기존 정원의 2배 혹은 그 이상의 정원을 늘리길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의대 증원 신청 총 규모는 앞서 정부가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2000명’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의대 대부분 증원 요청=교육부가 “신청하지 않은 대학은 임의로 증원해주지 않겠다”고 못 박은 만큼, 거의 모든 대학이 의대 학생과 교수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증원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전날 4일 자정 전국의 의대를 대상으로 증원 수요 조사를 마감해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체 신청 규모를 밝힐 예정이다.

의대들이 교육부의 수요 조사에 응한 이유는 대학가에서 이번 의대 증원을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신설은 1998년을 마지막으로 26년 동안 없었던 데다, 최근 의료계의 집단행동에서 볼 수 있듯 의대 증원은 수시로 추진할 수 없는 정책이다.

또 신청하지 않았다가 자칫 증원을 신청해 의대 규모를 키우는 다른 대학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정부 역시 전체 증원 신청 규모가 2000명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민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학들의 수요 신청 규모와 관련해 “작년 수요조사(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니 의대 정원 2~3배 증원 신청=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들은 지금보다 2배~3배 가량의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는 현재 40명인 의대 정원을 130명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0명 정원의 대구가톨릭대는 80∼100명을 늘려 2배 이상 정원 증원을 신청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충주도 현재 정원 40명의 3배인 120명을 더 늘리는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의 경우 기존 정원 40명에서 120~150명으로 정원 확대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정원이 49명인 부산 동아대도 100명 안팎의 정원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점 국립대 2배 이상 증원=지방 거점 국립대도 증원에 적극적이다. 앞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대구·경북 의료 환경이 서울과 비교했을 때 의사 수가 적고, 시설이 굉장히 낙후됐다”며 ”의대 110명 입학생을 140명 더 늘려 총 250명으로 교육부에 증원 신청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상국립대는 76명인 지금의 의대 정원을 150~200명까지 늘리는 안을 논의했더 것으로 파악했다.

전남대 역시 의대 교수 등을 중심으로 증원 규모를 논의해, 현재 정원 125명에 40명∼50명을 추가로 더 선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알려졌다.

전북대의 경우 구체적인 의대 희망 증원 숫자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증원 방침은 공식화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1주년 취임간담회에서 “의과대 4호관을 신축한 만큼 정원이 늘어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라며 “증원에 바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지역 의대 제출 전날까지 고민=미니 의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와 달리 서울 지역 대학들은 대규모 증원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8개 의대는 모두 정원이 50명이 넘는다.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과 정원 50명 이하의 ‘미니 의대’를 중심으로 정원을 늘리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어, 서울 지역의 의대는 굳이 의대 교수진과 갈등하며 대규모 증원 신청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양대 관계자는 “서울지역 의대는 정원이 많아 (정부의 증원분 배분에) 해당 사항이 없다”며 “공간 등을 고려해 이번에 기존 110명에서 15명 늘린 125명을 신청했고, 점차 늘릴 수 있으면 2029년까지 총 80명 늘렸으면 좋겠다고 합의됐다”고 밝혔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 대한 질문에 “의과대학 교수들은 교육 여건 상 의대 증원은 힘들지 않느냐며 대학 본부에 증원하지 말아달라고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아직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 대학이 ‘몇 퍼센트 증원하겠다’고 답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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