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남부의 가자지구 접경 지역. [AF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스라엘군이 최근 가자지구에서 주민 수천명을 구금해 성학대 등 가혹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보고서 초안의 복사본을 입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 기간 자국 내 임시 군사 시설 3곳에 가자 남녀 주민을 구금했으며 이들의 나이는 6세부터 82세까지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UNRWA 조사관들이 작성한 것으로, 구금 인원은 수천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구타, 성학대, 약탈을 당했으며 옷이 강제로 벗겨지고 눈도 가려졌다고 보고서는 고발했다.
구금 기간은 길게는 한 달을 넘겼고, 변호사나 의사 접근도 차단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지난달 중순께 가자지구로 돌아온 1002명 중 1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했으며 또 다른 가자 주민 3000명이 변호사 접근이 차단된 채 이스라엘에 구금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나이, 능력, 배경을 떠나 모든 가자 주민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학대가 보고됐다"면서 "이는 위협, 모욕, 처벌 등으로 정보나 자백을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많은 이들이 가자지구 북부의 병원, 학교로 대피했다가 끌려갔으며 남부로 피란을 가려나 붙잡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이스라엘에서 근로자로 체류 허가를 받았던 이들도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붙잡힌 신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구금 기간 이들이 당했다는 학대도 자세히 기술됐다.
남성과 여성 모두를 상대로 성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으며 일부 남성은 성기를 구타당했고, 몇몇 여성은 눈을 가린 채 수색을 받으면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일부는 남성 군인들 앞에서 나체로 수색을 받아야 했으며 몸을 가리는 것을 금지 당했다고도 고발했다.
NYT는 보고서가 사실인지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직접 접촉한 한 가자 주민의 증언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25세 법대생인 이 남성은 가자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서 지난 1월 5일 붙잡혀가 2월 초 풀려났는데, 성기를 구타 당한 여파로 아직도 혈뇨 증세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NYT가 제시한 보고서 초안에 대해 국제법을 준수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스라엘 군은 특히 성학대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부적절한 행위와 관련한 의혹이 관계 당국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구금 기간 일부가 숨졌으며 이미 지병이나 부상을 가진 이들이 포함됐다면서 모든 사망 사건은 군경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보고서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UNRWA는 보고서 문구가 아직 공개용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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