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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에 버려?” 폭증하는 배터리…함부로 버렸다간 ‘펑’ 터진다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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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못 쓰는 배터리가 너무 많아”

휴대전화 교체 주기를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배터리다. 사용 빈도와 시간이 늘어날수록 배터리가 소모된다. 이때 충전용 보조배터리를 사용하면 조금이나마 휴대전화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문제는 충전용 보조배터리도 배터리인 터라 소모품이라는 점이다. 충전용 보조배터리도 수명이 다 해 새로 사 쓰다 보면 쓰레기가 남는다.

이 충전용 보조배터리를 함부로 버렸다간 폭발이나 화재 등 위험은 물론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쓰지 않는 채로 방치해두는 것도 환경에 좋은 방식은 아니다. 충전용 보조배터리 안에는 값나가는 금속이 많이 들어 있어 재활용하기 좋은 소재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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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버리는 체계는 갖춰져 있다. 공동 주택 쓰레기장 등의 폐건전지 전용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전용 수거함이 없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나 구청에 버리면 된다.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등에 수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일반쓰레기로 배출할 경우 폭발과 화재의 가능성이 크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리적 압력이나 충격을 받으면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외부 온도가 높아져 폭발 위험도 증가한다. 버리기 이전에 잔량을 확인해야 한다.

운 좋게 폭발하지 않더라도 매립되면 충전용 보조배터리의 중금속이 토양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매립 시 침출수로 인한 하천 오염과 대기 오염도 뒤따른다.

[픽사베이]

문제는 수거된 다음이다. 분리 배출 체계가 갖춰있는 데 비해 재활용률은 저조한 수준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리튬 2차 전지 재활용률은 2019년에는 4.2%, 2020년 13.5%에 그친다.

반면 배터리 쓰레기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 보고서에 따르면재활용 가능 품목에서는 ‘폐전지류’가 2019년 대비 2020년 대비 238.2%나 증가했다. 이중에서도 리튬계 2차 전지 폐기물 발생량은 2019년 809t에서 2025년 874t, 2030년 913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배터리 쓰레기에 충전용 보조배터리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전자 담배, 전동 킥보드, 드론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소형 전자 제품에도 배터리가 내장돼 있다. 이 배터리들은 분리 배출과 재활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폐건전지 전용 수거함 [양천구청]

소비자가 소형 전자 제품에 내장된 배터리를 분리하는 건 쉽지 않을 뿐더러 화재와 폭발의 위험이 크다. 이는 분리 배출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배터리가 내장된 소형 전자 제품들을 폐건전지 전용 수거함에 넣으면 파쇄한 뒤 재질 별로 분류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터리 폭발 및 화재 위험 역시 크다.

이에 배터리 수거뿐 이후 재질 별로 선별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에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배터리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에 포함해 생산자가 회수와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배터리 재활용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정도의 재원이 부족하다”며 “배터리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생산자들은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니켈 광석 채굴 현장 [로이터]

무엇보다 배터리는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운 쓰레기다. 리튬, 은, 망간, 니켈 등 고가의 금속 원료들로 돼 있어서다. 재활용할 경우 채굴보다 비용을 70%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튬은 차량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이기도 해 ‘백색 황금’으로 불릴 정도다. 칠레 구리위원회는 2035년 전세계 리튬 수요는 연간 380만t으로 생산량 예상치인 246만t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로 인해 2031년 리튬 부족 현상이 초래될 것이라면서 리튬의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 전망했다.

해외에서는 배터리 전반에 재활용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8일부터 배터리 제조사가 재활용 비용을 부담하는 EPR에 따라 폐배터리 수거 목표를 제시하도록 하는 ‘배터리 규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재활용 장려를 위해 2027년까지 폐배터리에 있는 리튬을 50%씩 추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홍수열 소장은 “국내 배터리 재활용 논의는 차량용 배터리로 쏠려 있는 반면 EU의 배터리 규제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형 배터리까지 아우르고 있다”며 “EPR로 전 품목을 관리한다는 원칙 하에 배터리 재활용 제도와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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