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하면 첫날, 국경 봉쇄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연합]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미국 대선을 앞두고 남부 국경 불법 이주민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남부 국경을 찾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불법 입국자에 의한 미국 내 범죄 문제를 부각하면서 초강경 이민·국경정책 시행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이글패스 국경 지역을 찾아 멕시코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에 대해 “이것은 조 바이든의 침공”이라면서 “그것(바이든 대통령 정책)은 수많은 사람이 중국, 이란, 예멘, 콩고, 시리아 등으로부터 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바이든 이주자의 범죄(Biden migrant crime)로 넘쳐나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악의적인 법 위반”이라면서 “바이든은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조지아대에서 발생한 여학생 살해사건 용의자가 베네수엘라 출신의 불법 이주민으로 드러난 것을 거론하며 “살인죄로 기소된 괴물은 불법으로 입국했으나 부패한 바이든에 의해 풀려난 이주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이주민에 의한 범죄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미국에 오는 사람들은 감옥, 정신병원에서 오며 그들은 테러리스트다. 이것은 끔찍하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문에 앞서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글에 자신의 후임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제가 시행한 강력한 국경정책을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무력화했다”라면서 “그 결과 최소 900만명의 이민자가 국경을 통해 미국에 침투했다. 조 바이든은 인신매매범, 지구상의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국경을 고의로 넘겼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체포한 외국인 중 43%는 폭행, 강도, 절도, 납치, 성범죄, 살인 등으로 유죄를 받았거나 기소 중인 사람들이었다”라면서 “미국의 지역사회는 이민자 유입으로 무너지고 있으며 미국은 범죄로 넘쳐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국경 강화 예산 등이 포함된 패키지 법안이 무산된 것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국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바이든을 (대선에서) 해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가 재선하면 취임 첫날 국경을 봉쇄하고 침략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바이든의 불법 외국인을 미국에서 추방하는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문한 이글패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비슷한 시간대에 방문한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에서 520㎞ 정도 떨어진 곳이다.이 곳은 현재 불법 입국이 가장 많은 국경 지역이라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글패스 리오그란데강 주변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연방 정부 소속의 국경 순찰대의 진입을 차단하면서 바이든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이글패스는 공화당 내에서 국경 방위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전에 애벗 주지사 등과 함께 철조망이 쳐진 리오그란데강 강변을 살펴봤다. 그는 이 과정에서 "미국이 침략당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전쟁과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 문제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럽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이민 이슈를 꼽은 응답자가 28%로 가장 많았다. 이는 경제(12%), 인플레이션(11%) 등 민생 문제에 대한 우려보다 더 높다.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자의 규모는 지난해 12월 월간 단위로 역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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