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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도? “거의 계약 포기”…교수는 “차라리 사직”
병원 “전임의, 전공의들에 호응하는 분위기 감지”
교수들은 “지쳐서 제발 그만두겠다는 분위기”
서울 대형 종합병원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소속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 중단에 돌입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전공의 당직실이 텅 비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박혜원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사태가 10일차를 맞은 가운데, 이들의 공백을 메우던 전임의와 대학병원 교수들마저 사직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장 내달 1일부터 사흘간 연휴를 앞두고 ‘의료공백’ 여파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보면,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중에서 전공의 사직에 이어 전임의가 사직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빅5 병원 중 한 곳 관계자는 “전임의 중에 사직서를 내는 경우가 있었다”며 “다만 전반적으로 큰 움직임은 없어, 분위기가 크진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전임의 사직의 기류가 감지되는 곳도 있었다. 또 다른 빅5 병원 중 한 곳은 “개별적으로 대응하는지, 단체적으로 대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임의들이) 전공의들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의 한 2차병원 관계자는 “(전문의들이 사직에) 동참한다는 소문이 들린다”면서도 “어느 정도 규모로 동참하는지는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상급종합병원 내과에 재직 중인 교수는 “전임의들 일부는 100% 결정하지 못한 것 같지만, 우리 과의 경우 (전임의들이) 사직서와 계약포기서를 동시에 내고 있다”며 “거의 계약을 포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교수들은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전날(28일) 오후 분당서울대병원 및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 소속 교수들은 비상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공의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 교수들의 호소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에 참석한 한 교수는 “지쳐서 제발 그만두겠다는 분위기가 대세”라며 “쓰러질 때까지 진료하느니 차라리 사직하겠다는 말들도 나왔다”고 귀띔했다.

지난 27일 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사직하기 전에 순직할 지경”이라며 힘겨움을 호소했다. 그와 함께 정부에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에 빠른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조 교수는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응급의학과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나.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며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달라. 이러다 저는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썼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들의 복귀시한을 이날(29일)까지로 잡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박민수 제2차관 명의로 다수의 전공의들에게 이날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했다.

박 차관은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하고 대표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시간과 장소를 정해 알린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 각 수련 병원 대표는 물론, 전공의 누구라도 참여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위한 협의체로 집단행동과는 별개이니 우려하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라“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대화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사직한 전공의 2명은 박 차관이 제시한 만남 시간대인 이날 오후 4시 대한의사협회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7일 오후 7시 기준 99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80.8%(9937명)으로 전날보다 28명 늘어났다. 근무지 이탈자는 약 73.1%(8992명)으로, 26일보다 53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go@heraldcorp.com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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