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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보, 사실 나 대머리야” 드디어 첫째 가졌는데…남편의 ‘가발’ 고백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결혼 후 아이까지 가진 가운데, 남편이 뒤늦게 자신이 대머리임을 고백해 혼란스러운 일이 빚어졌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YTN 라디오 '조인섭의 상담소'에는 이러한 30대 후반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을 공개한 A 씨는 본인이 한때 '골드미스'였다고 소개하며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부모님의 재촉에 못 이겨 서둘러 결혼했다"며 "신혼 여행에서 돌아온 지 몇 달 안 돼 아이가 생긴 걸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A 씨는 이런 상황에서 남편에게 예상치도 못한 말을 들어야 했다. 남편이 스스로 대머리임을 고백한 것이다.

A 씨는 "그러니까, 제 앞에서는 쭉 가발을 쓰고 있었던 것"이라며 "저는 평소에 대머리와 결혼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고, 연애할 때 남편의 머리숱을 칭찬한 적도 있었기에 임신 기간 내내 배신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A 씨는 "그런데 남편은 이런 저를 이해하거나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저를 이해심 없는 여자로 몰았다"며 "저는 심한 산후 우울증을 앓았다. 하루 밥 한 끼도 못 먹고 쓰러져 있기 일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편은 그런 저를 방치할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A 씨는 남편에게 이혼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 씨는 "남편은 저에게 이혼하자는 말 한 마디를 남긴 후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며 "심지어 모유 수유가 끝나지 않았는데 어린 딸아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그간 남편과 아이를 잘 챙기지 못한 것을 뉘우치고 남편에게 수차례 사과했지만, 남편은 엄마 자격이 없다며 평생 아이를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저는 남편을 사랑하고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박경내 변호사는 이에 "배우자 간에는 원칙적으로 부양 의무, 부조 의무가 있기에 산후 우울증으로 건강이 나빠져 제대로 가사와 양육을 하지 못한 것만으로 이혼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며 "그렇지만 산후 우울증세가 심각해 부부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사정이 발생했다면 그때는 민법 제84 제6호에 예외적 이혼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미 남편이 이혼을 원하는 상황이라 A 씨가 이혼소송 등을 청구한다면 혼인 파탄이 인정돼 이혼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판례의 입장을 보면 A 씨는 이혼소송을 청구하지 않고도 남편에 대해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사기 결혼' 인정 여부에 대해선 "혼인 취소 사유라는 건 그 혼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중대한 사유인 경우 예외적으로 고지 의무가 인정된 사유에 대해 가능하다"며 "대머리 같은 경우 외모적인 문제기에 결혼하기 전 반드시 고지해야 될 의무 사항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다. 그래서 혼인 취소 사유가 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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