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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문화 산실’ 학전, 결국 문 닫는다…“문예위, 학전 명칭 사용하지 말 것”
김민기 학전 대표 마지막 인사
[학전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 역할을 해온 학전이 결국 문을 닫는다.

학전 측은 어린이 공연 ‘고추장 떡볶이’(2월 24일까지)와 33팀의 가수, 학전 배우들이 마련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끝내는 오는 3월 15일 학전블루 소극장이 문을 닫는다고 22일 밝혔다. 이날은 학전블루 소극장이 개관(1991)한 날이기도 하다.

1991년 대학로에 터를 잡은 학전은 33년간 총 359개 작품을 기획, 제작했다. 학전에선 학전블루와 학전그린 소극장을 운영하면서 ‘김광석 콘서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을 통해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시발점이 됐고, 연극,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공연 공간으로 동시대 우리의 삶과 시대정신이 살아 숨쉬는 소극장 문화를 일궜다.

최초의 기획 프로덕션, 최초의 라이브 뮤지컬, 원작 저작권료 면제, 장기 상설공연, 최초 중국진출 뮤지컬 등 수많은 기록을 남긴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우리의 정서와 노랫말을 담은 한국형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공연계엔 흔치 않은 어린이 청소년 공연에도 집중했다. 2004년부터 학전 어린이 무대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복서와 소년’, ‘아빠 얼굴 예쁘네요’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척박한 어린이 공연 문화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민기 대표는 폐관을 앞두고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앞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학전 소극장을 재정비해 학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학전 측은 그러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 소극장을 운영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학전은 “이는 학전과의 최종 협의 없이 보도된 내용”이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하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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