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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업 대출 15% 늘린 지방銀 ‘빨간불’
건설사 폐업 늘어 대출 부실우려↑
원화대출 성장률 5.28%와 대조

지난해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사 폐업이 17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지방은행이 건설업계에 내준 대출이 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지방 지역을 거점으로 삼은 전문 건설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어 관련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주요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의 지난해 4분기 건설업 대출 잔액은 6조6677억원이다. 지난해 이들 은행의 건설업 대출 평균 증가율은 15.2%로, 같은 기간 전체 원화대출 성장률 평균이 5.28% 수준인 것과 비교된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지방 중소 건설사들이 늘어나면서, 지방은행이 상생 차원에서 대출을 내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부산은행이 27.5%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대구은행이 13.1%, 광주은행이 17%, 전북은행이 10%, 경남은행이 8.4% 수준이었다.

문제는 지난해 지방은행 대부분이 부동산 대출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건설업 대출까지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방을 거점으로 영업하는 지방은행은 전체 대출 중 50% 이상이 기업대출이고, 이중 부동산 대출이 최소 13%에서 최대 45%를 차지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지방은행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36조1106억원으로, 평균 4.3% 증가해 원화대출 성장률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은행별로는 경남은행이 8.3% 가장 크게 늘었고,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5.9%, 전북은행이 2.03% 증가한 반면 대구은행은 0.5%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건설업체는 1948곳으로, 폐업률은 2.31%(전체 8만4000개)에 달해 2006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와 자재비 등 공사비용 상승 영향이다.

수익성 악화로 남은 건설사 중 채무상환이 어려운 한계기업도 18.7%에 달했다. 건설사 다섯 곳 중 한 곳은 한 해 번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좋지 않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부도가 난 건설업체는 총 5곳으로, 광주·울산·경북·경남·제주 지역을 거점으로 운영하는 전문건설사들이었다. 올해부터 지난 18일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64곳, 전문건설사는 501곳으로 총 565곳에 달했다.

올해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경기 위축으로 건설투자까지 1.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규모도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은 부산은행이 0.48%, 대구은행 0.61%, 경남은행 0.34%, 광주은행 0.61%, 전북은행 1.09% 수준을 기록했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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