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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광사·법주사 등 전국 사찰 8곳 ‘금강문·천왕문’ 보물 된다
사찰 진입부 두·세번째 건축물
전국 사찰 50여곳 조사 후 선정
완주 송광사 금강문. [문화재청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전북 완주 송광사 등 주요 사찰에 들어설 때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만나는 금강문(金剛門)과 천왕문(天王門) 8건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16일 완주 송광사 금강문, 보은 법주사 천왕문, 양산 통도사 천왕문,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구례 화엄사 천왕문, 영광 불갑사 천왕문, 포항 보경사 천왕문, 김천 직지사 천왕문 등 8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보은 법주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금강문과 천왕문은 조선시대 사찰의 ‘삼문(三門)’ 체계가 성립되면서 나타난, 각각 사찰 진입부의 두 번째와 세 번째 건축물을 일컫는다. 금강문은 부처님의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역사를 모신 문이다. 천왕문은 사천왕상을 봉안해 가람을 수호하고, 사찰에 출입하는 사람들이 사찰을 모든 악귀가 물러난 청정도량으로 인식하게 만들려는 뜻에서 세워진 건물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금강문과 천왕문은 17~18세기에 걸쳐 건립, 중창됐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폐허가 된 일부는 ‘벽암각성(碧巖覺性)’과 그 문파가 중건했다. 이는 조선 후기 사찰의 건축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술성·독창성 가치 높아”

1649년 이전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완주 송광사 금강문은 17세기에 건립돼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종루의 형태가 유사하다. 이는 건립연대 추정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돼 역사적 가치가 크다.

보은 법주사 천왕문은 정면 5칸, 측면 2칸으로 현존 천왕문 중 가장 크고 넓다. 좌우 협칸과 퇴칸에는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제일 큰 소조사천왕이 안치돼 있다.

양산 통도사 천왕문은 1713년(숙종 39)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그 다음해인 1714년에 중건했다는 기록으로 건립시기를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사례다.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은 해체보수 과정에서 확인된 상량묵서를 통해 1612년(광해군 1) 중창된 것이 확인돼 학문적 가치가 크다.

구례 화엄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고려 후기에 처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례 화엄사 천왕문은 정면 3칸, 측면 3칸, 겹처마, 맞배지붕 건물로 좌·우 협칸에는 163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조사천왕상이 봉안돼 있다. 벽체는 목재판벽과 회벽을 혼용한 독특한 구성이다.

영광 불갑사 천왕문의 대량은 2개의 부재를 이어 사용한 합보로 세워졌다. 이음부는 꺽쇠로 보강됐다. 하부에는 심주를 세워 받쳤는데, 이는 다른 사문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다.

포항 보경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포항 보경사 천왕문은 17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사찰 천왕문의 조성과 시기적 변화양상을 살필 수 있는 사례다. 특히 정면의 가운데 기둥 밑부분에는 보경사 적광전과 유사한 사자상이 조각된 신방목(信枋木·대문의 기둥을 보강하기 위해 가로로 끼워 댄 목부재)이 설치됐다. 이는 국내 천왕문 중 유일한 사례다.

김천 직지사 천왕문은 보은 법주사 천왕문 다음으로 큰 규모다. 좌우 협칸에는 1665년(현종 6) 전라도 송광사 승려 화원이 조성한 소조사천왕상이 각각 봉안돼 있다. 17세기 다포형식에서 18세기 익공형식으로 공포가 변화하는 과도기적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전국 사찰 50여건 일괄조사…30일간 의견수렴

현재 사찰의 삼문 중에서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례는 국보로 지정된 영암 도갑사 해탈문 뿐이다. 이에 문화재청은 적극 행정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불교계의 협력을 통해 지난 2022년부터 전국 사찰의 삼문 50여건을 일괄 조사했다.

이후 관계전문가 회의와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쳐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8건을 이번에 보물 지정 예고했다.

지정 예고된 문화유산은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지정 예고를 통해 그동안 지정가치가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불교 문화유산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가 높아지고 지역 문화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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