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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살이’ 로망도 힘못썼다”…‘오션뷰’ 아파트도 1억 마피 [부동산360]
3월 입주 앞둔 ‘호반써밋 제주’ 마피 매물 쏟아져
전용 113㎡ 분양가보다 1억원 낮은 9억4395만원
제주 미분양 물량 적체…지난해 12월 2499가구
제주 애월읍의 한담해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과거 ‘제주살이’ 열풍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연초부터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에서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지인의 ‘세컨드하우스’ 매입 열풍으로 집값이 단기에 급등했으나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원정 투자 수요가 실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입주를 앞둔 제주도 제주시 용담2동 ‘용두암 호반써밋 제주’는 분양가보다 싼 마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전용면적 113㎡ 분양권은 분양가(10억4883만원)보다 1억488만원 낮은 9억4395만원에 매물로 등장했다. 전용면적 84㎡ 분양권도 분양가(7억6770만원)보다 7000만원 저렴한 6억9770만원에 나와 있다. 비교적 좋은 입지에 위치한 단지임에도 최초 분양가에 웃돈이 붙지 않은 ‘무피(無프리미엄)’ 혹은 ‘마피’ 매물만 쌓이고 있다.

이 단지는 2022년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 7.21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순위 청약 당시 213가구 모집에 1536명이 몰렸다. 전용면적 84㎡C는 8가구 모집에 203명이 신청해 25.4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에 용두암 해변이 위치해 집에서 ‘오션뷰’ 조망을 누릴 수 있는 아파트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1년 사이 제주도 집값이 급락한 상황에서 고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까지 커지자 소유주들이 마피로 분양권을 내놓기 시작했다.

제주에선 작년부터 미분양 물량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 ‘미분양 물량’은 2499가구로 1년 전(1676가구)과 비교해 49% 증가했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059가구로, 전년 동기(668가구)와 비교해 58% 늘었다. 2020년 12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작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청약 성적도 저조하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청약을 접수한 8개 단지 전부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더샵 연동애비뉴’는 지난해 8월 청약을 진행했지만 204가구 모집에 64명만 신청했다. 앞서 7월에 분양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제주’도 425가구 모집에 115명만 접수하며 청약 미달 사태를 빚었다. 부동산 활황기인 2021년에 분양한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1단지’가 20.8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제주 투자 열기가 싸늘하게 식은 셈이다.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건 외지인들의 매수세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지인의 제주 아파트 거래량은 189건을 기록했다. 이는 299건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36.8% 감소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제주 아파트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574만원으로 전년보다 279만원 올랐다. 제주는 서울 다음으로 평당 분양가가 높은 지역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미분양 주택 위기 단계별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를 내고 미분양 물량에 따라 위기 단계를 ▷정상 ▷관심 ▷위험 진입 ▷위험 발생 4단계로 구분했다. 제주의 경우 ‘위험 발생’ 단계인 100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관리가 가능한 단계지만 제주·전북·대구 등 지방은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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