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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동조압력’ 심한 일본, 사회 소수자 고통 받는 이유”
‘괴물’ 50만 돌파 기념 한국 방문
“훌륭한 각본·아역 배우 연기 덕”
“한국 배우와 작업 다시 하고 싶다”
[미디어캐슬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솔직히 지금까지 ‘괴물’이 한국 극장에서 상영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어요.”

일본 영화의 거장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5일 서울 논현동의 NEW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 ‘괴물’의 흥행을 두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1월 개봉한 영화 ‘괴물’은 최근 50만 명을 동원하며 조용하지만 강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는 고레에다 감독이 연출한 현지 영화 가운데 국내 최고 기록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당초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 방한하려고 했으나 드라마 촬영 일정상 부득이하게 이제서야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미디어캐슬 제공]

‘괴물’이 한국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자 고레에다 감독은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스탭 분들과 배우들이 가장 잘해줬다고 냉정하게 생각해요. 무엇보다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의 훌륭한 각본이 있었고, 오디션으로 뽑힌 아역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있었기에 한국에서 (관객) 50만 명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는 일본 영화 자체가 한국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배경엔 이와이 슌지 감독가 닦은 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30년 전 한국에서 큰 인기 누렸던 이와이 슌지 감독이 한국 관객들에게 일본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이와이 슌지 감독의 존재가 매우 컸고, 그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캐슬 제공]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 배우들과 인연이 깊다. 그의 전작인 영화 ‘브로커’는 송강호에게 칸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이에 앞서 영화 ‘공기인형’에선 배두나에게 주연을 맡겼다. 또 다시 한국 배우들과 협업할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아직 비밀”이라면서도 살짝 귀뜸해줬다.

“아직 구체적으론 움직이고 있진 않지만 (한국 배우들과의 협업이) 실현되길 바라는 기획들이 아주 많고, 한국 배우들과 다시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은 같이 해본 적 없지만 인사를 나눴던 (한국 배우)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특히, 배우 김다미와 한예리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기회가 된다면 그들이 같이 일해보고 싶어요.”

그는 영화 ‘브로커’를 한국에서 촬영하면서 직접 경험했던 한국의 선진화된 촬영 환경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의 영화 촬영 환경은 일본보다 잘 갖춰져 있어요. 노동 시간을 포함해 폭력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잘 관리가 되더라고요. 이에 반해 일본은 좀 뒤쳐져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한부모 가정, 아동 학대, 성(性) 문제 등 다양한 사회 이슈를 섬세하게 다룬다. 사회 문제에 대한 그의 관찰력은 영화 ‘브로커’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 그의 여러 전작에서도 돋보인 바 있다. 이처럼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가족의 신개념이나 사회 속의 소수를 조명하게 된 계기는 일본의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닿아야 있다.

“일본에선 모든 것이 똑같고 보통의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동조압력’이 심해요. 그렇지 않으면 배제하는 구조가 강하죠. 이는 사회 곳곳에 깊이 존재하고 있어요. 한국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반면 일본은 변하지 않는 가치를 더 중시합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고통 받는 소수가 많아요. 이들을 위해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영화로 계속 그리고 싶습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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