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 [박혜림기자]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갤럭시 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인상했다. 정부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공시지원금 인상을 지속 요구하자 이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6일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인상했다. SKT는 5GX플래티넘 요금제 지원금을 기존 20만원에서 48만9000원으로 올렸다. KT는 초이스 프리미엄 지원금을 24만원 상향한 48만원으로 책정했다.

가장 지원금이 많은 곳은 LG유플러스다. 지난 2일에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지원금을 올린 데 이어, 이날 또 한 번 인상하면서 5G 시그니처 130 요금제 지원금은 50만원이 됐다. 유통업체가 지원하는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더하면 소비자가 받는 지원금은 최대 57만5000원이 된다.

갤럭시 S24 사전구매 개통 시작일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중앙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통신사들은 시장 경쟁과 고객 부담을 고려해 공시지원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SKT는 “시장 경쟁 상황과 고객 단말 구입 부담을 고려해 인상했다”고 말했고, LG유플러스는 “지원금 변동은 시장 경쟁 상황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KT는 “고객 혜택 확대를 위해 S24 공시지원금을 상향했다”고 밝혔다.

출시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공시지원금이 지속 인상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통 3사가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재빠르게 지원금을 올린 이유는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단통법 폐지 정책이 국회 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즉각 가격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원금 인상을 통신사에 요구하고 있다.

갤럭시 S24 사전구매 개통 시작일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중앙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4∼25일과 30∼31일 통신 3사와 삼성전자의 영업 담당 임원 등을 불러 공시지원금 확대를 촉구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도 지난 2일 삼성전자를 방문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단통법 폐지에 앞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단말기 가격 인하도 추진하고 있다.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통법 폐지가 확실한 방법”이라며 “국회와 협의가 잘 안된다면 시행령을 고쳐야 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여러가지 궁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공시지원금 인상에도 여전히 월 요금의 25%를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이 유리하다. SKT에서 가장 많은 지원금을 주는 5GX 플래티넘은 선택약정 시 최대 75만108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