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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그데이즈’ 유해진 “반려견 잃은 트라우마에 어른들 싫었다”
[CJ ENM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영화가 여러 에피소드로 나눠져 있는 건 알았는데, 어떻게 엮일지 궁금했었어요. 기술 시사회 때 큰 기대 없이 영화를 봤는데 되게 자연스럽게 엮였더라고요. 영화가 혹시 또 심심하진 않을지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배우 유해진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 ‘도그데이즈’를 시사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사람들이 반려견을 매개로 따뜻한 관계를 맺어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영화 ‘영웅’, ‘그것만이 내 세상’의 조감독 출신인 김덕민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유해진은 극중에서 ‘반려견 혐오자’에서 애견인으로 거듭나는 민상으로 분했다.

[CJ ENM 제공]

영화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반려견을 통해 캐릭터들이 접점을 만들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맞물려 전개된다.

유해진은 여러 에피스드로 나뉜 영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로 작품의 다양성을 꼽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작품도 관객들에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스케일이 크고 자극적인 영화도 필요한데, 너무 그 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어요. ‘도그데이즈’ 같은 작품도 섞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영화에선 반려견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완다, 차장님, 스팅의 열연이 돋보인다. 유해진은 차장님과 호흡을 맞췄다.

“완다가 워낙 어려서 현장에서 속을 많이 썩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차장님은 되게 착하고 순했어요. 워낙 작아서 겁이 많기도 했죠. 차장님에게 연기가 크게 요구되진 않았어요. 천둥이 칠 때 제게 숨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제 옆에 오게 하도록 할 땐 조금 고생하긴 했죠.”

[CJ ENM 제공]

극중에서 민상은 어릴 때 정성껏 키우던 반려견을 어른들이 하루 아침에 딴 곳으로 보내버린 가슴 아픈 기억을 가지고 산다. 캐릭터의 이같은 설정은 유해진의 어린 시절 경험이 반영됐다.

“초등학교 때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쫑이였어요. 어느 날 학교를 갔다 왔는데 쫑이가 안 보이는 거에요. 어른들이 쫑이를 내다 판 것 같았어요. 그때 트라우마가 얼마나 컸었던지, 어른들이 너무 싫었어요.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민상의 설정은 원래 달랐는데 누구나 어렸을 때 느꼈던 경험으로 가자고 해서 제 경험을 넣었죠.”

영화는 자녀 입양과 반려견 입양에 대한 주제를 다루면서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유해진 역시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것을 영화의 매력으로 꼽았다.

“자녀 입양은 물론, 유기견을 입양하는 건 너무 바람직한 것 같아요. 기왕에 세상에 던져진 강아지들이잖아요. 이들을 누군가가 보살펴준다는 건 정말 큰 일이에요.”

[CJ ENM 제공]

유해진은 극중 최고의 장면으로 건축가 민서(윤여정 분)와 젊은 청년 진우(탕준상 분)가 대화하는 장면을 꼽았다. 사회적으론 성공했지만 외로운 말년을 사는 민서는 배달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젊은 청년 진우(탕준상 분)에게 덤덤하면서도 따뜻한 조언을 건네며 큰 묵직함을 전한다.

“먼저 살아본 어른이 젊은 청년에게 말하는 내용이 군더더기 없이 표현돼 좋았어요. 제게도 필요한 말 같았어요. 저런 어른이 제 주변에 있다면 참 좋겠다 생각했죠. 제가 갈피 못 잡고 있을 때 필요한 말을 길지 않게 해줄 수 있는 분 말이죠.”

[CJ ENM 제공]

1997년 영화 ‘블랙잭’으로 데뷔한 유해진은 배우 생활을 한 지 어언 30년이 되어 간다. 유해진은 ‘타짜’(2006), ‘베테랑’(2015), ‘1987’(2017), ‘올빼미’(2022)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줬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그저 역할에 스며드는 것 뿐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제 안에서 나올 수 있는 건 뻔한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어떻게 큰 변화를 주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작품 속에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 뿐이에요. 작품에서 제가 겉돌지만 않도록 노력하는 거죠.”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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