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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앞두고 코스트코 ‘파업 조짐’…소비자 “허탕 치면 어쩌나” [언박싱]
코스트코코리아 노조, 2월 4일 파업 예정
본사, 파업 관련 언급 없이 ‘정상 영업’ 안내
소비자 “설 앞두고 불안…직접 센터에 문의”
2월 4일 코스트코 멈춤의 날에 대해 노조 측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안내문(좌측)과 코스트코 홈페이지상 영업 휴무일 안내 공지(오른쪽). 홈페이지 공지에 파업 관련 내용은 없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명절 앞두고 식품 사러 코스트코를 갈까 생각했는데 제대로 된 안내도 없고 허탕만 칠까 걱정이 앞섭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40대 워킹맘 황모 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고민이 크다. 식혜, 수정과, 냉동전 등 시세 대비 저렴한 코스트코가 파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황 씨는 “파업 이야기를 듣고 언제 코스트코를 방문할지 모르겠다”며 “관련된 안내조차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코스트코) 노조는 오는 4일 경기 광명시 코스트코 광명점 본사와 수도권 점포를 중심으로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코스트코 한국 진출(1994년) 이후 약 30년 만에 첫 파업이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6월 하남점에서 근무하던 20대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뒤 약 2년 만에 단체 교섭을 재개했지만, 사측과 협의가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광명점은 100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시작으로 하루 근무를 멈출 예정이다. 국내 18개 매장을 운영하는 코스트코의 전체 직원은 6000여 명 규모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파업과 관련된 본사 차원의 공지나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매장에서 안내문을 받은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남 합천에 거주하는 30대 고모 씨는 “주변에서 파업한다는 얘기가 있어 고객센터에 문의해보니 ‘휴점 관련 공지가 내려온 것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파업 자체를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코스트코코리아에는 별도 홍보팀이 없다. 홈페이지나 고객센터에는 설날 영업시간 관련 안내가 녹음된 ARS(자동응답기능)만 나온다. 직접 코스트코 고객센터 상담원에게 문의하자 “4일 점포 이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된 답변만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코스트코의 고객 응대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은 노조 관계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며 “고객이 답답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고객 중시 마인드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코스트코는 국내 대형마트 3사와 달리 단체협약이 없어 노사 간 협의가 장기전에 들어선 상태다. 단체협약은 기업의 취업규칙에 우선하는 노동자 근무 환경 등에 대한 합의가 담긴 문서다. 코스트코 노사 측은 설립(2020년) 이후부터 노조 활동 및 사업장 환경 개선 내용을 담은 단체 협약 합의를 위해 대화 중이지만, 수년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혹서기·혹한기 재해 방지 대책 등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는 노동자 산재 사망 관련해 지적받자 “앞으로 해왔던 것처럼 성실히 (단체)협약에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지난해 8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회원들과 고 김동호 씨의 유족이 경기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앞에서 폭염 속 카트를 정리하다 사망한 20대 노동자 김모씨의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늦장 신고, 안전교육 미실시 등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여받았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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