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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피벗’ 선 그은 파월...우리 경제 더 인내할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수장으로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제롬 파월 의장의 한마디로 미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연준은 31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했다.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이은 4번째 동결이다.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어차피 1월은 금리 동결이 예상됐기에 그것만으로 증시가 충격받을 일은 아니었다.

뉴욕증시에 영향을 준 것은 파월발(發) 멘트였다. 파월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정도로 충분한 자신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3월 조기 피벗(pivot·금리 인하로의 정책 전환)’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장 이것은 깊은 실망감으로 작용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7.01포인트(0.82%)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345.89포인트(2.23%) 급락했다.

파월의 발언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 연준이 고물가 시기의 막판 국면에서 섣부르게 통화정책 완화로 전환했다간 물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무산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 리스크’를 경계한 것이 분명한 이상, 한은 역시 같은 스탠스를 취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어쨌든 글로벌 경기불황과 침체 속에 미 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잠시 벗고 한국 경제 역시 인내의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나마 연준이 ‘연내 피벗’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긍정적이다. 시장에선 미국이 2분기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한은은 이를 본뒤 하반기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당장의 한미 금리격차에 따른 환율 리스크 등을 버티면서 금융 안정과 수출 증대, 기업투자 환경 개선을 도모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준의 이런 흐름에도 최근 국내·금융 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대내외 잠재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필요시에는 관계기관 공조 하에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적기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시달렸고 그것은 성장동력을 갉아먹어 왔다. 예상된 것이긴 하지만, 기준금리에 대한 연준의 기조가 재확인된 만큼 금융당국은 우리 경제 반등을 위해 좀더 세밀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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