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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1위 ‘황야’ 허명행 감독 “무술 감독하다 데뷔…‘마동석 액션’ 글로벌 인기 확인”
서사 부족하다는 지적에 공감
지루함 피하려 서사 대신 액션 선택
“준비 중인 ‘범죄도시4’ 자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마동석 배우의 청소년 불가(청불) 액션을 전 세계에 알리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동석 씨처럼 흔치 않은 배우를 업그레이드시켜서 청불 버젼으로 해보자는 기획으로 시작했는데 글로벌 1위를 기록하니 무한한 영광입니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은 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한 후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26일 공개된 ‘황야’는 대지진으로 무법천지가 된 대한민국에서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마동석은 황야의 사냥꾼 ‘남산’으로 분해 강력한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는 공개 직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황야’는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영화 부문에서 글로벌 1위에 올랐고, 콘텐츠 커뮤니티 키노라이츠에서도 1월 5주 차 주간 랭킹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넷플릭스 제공]

그는 ‘황야’의 인기 비결로 마동석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꼽았다. 이전에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맨손으로 악당을 제압하는 수준의 액션에 그친다면, 이번 작품에선 악당을 아예 제거하는 단계까지 액션 수위가 높아졌다. 장검, 장총, 소총 등 무기 사용도 서슴지 않는다.

“동석 씨는 액션에 강하지만 그 안에 유연함, 코믹함, 귀여움을 다 갖고 있는 독보적인 배우에요. ‘범죄도시’ 시리즈에선 동석 씨가 형사 역이었기 때문에 액션을 해도 사람을 제압하는 데 그쳤지, 누군가를 죽이거나 무기를 사용하진 않아요. 하지만 이번엔 악당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차별점이 있죠.”

‘황야’는 글로벌 흥행엔 성공했지만, 서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된다. 액션에 치중하면서 인물의 서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대해 허 감독은 이런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시간 제약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저도 공감해요. 그런데 제 기준에 액션영화는 상영 시간이 1시간 50분을 넘어가면 지루한 감이 있거든요. 인물들의 서사까지 촘촘히 다루면 런닝타임이 굉장히 길어지다 보니 선택의 기로에서 서사 보다 액션을 선택했습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이번 영화는 무술감독 출신인 허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그가 연출가로 데뷔하는 배경에는 마동석의 힘이 컸다. 그는 마동석과 ‘범죄도시’ 1∼3편을 함께 찍으며 막역한 사이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동석 씨의 대역을 많이 하면서 친해질 수 밖에 없는 관계였어요. 서로의 성격도 잘 알고 신뢰를 쌓은 터라 (동석 씨는) 제가 연출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다만 그가 하루 아침에 무술 감독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것은 아니다.

19세에 한국 영화 액션의 산실인 서울액션스쿨에 입사한 그는 스턴트맨으로 활약하다 2006년 영화 ‘중천’에서 정두홍 감독과 함께 공동 무술감독을 맡았다. 이후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전우치’, ‘신세계’, ‘부산행’ 등 각종 유명 작품의 무술 연출에 참여했다. 그가 맡은 영화와 OTT 작품만 약 120여 편에 이른다.

무술 연출 분야로 영화계에 입문한 지 27년 만에 영화 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었던 건 서울액션스쿨의 대표인 정 감독의 제자로서 훈련 받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정 감독님과 같이 일할 때 많이 훈련했던 것이 콘티를 직접 찍고 편집하는 것이었어요. 덕분에 서울액션스쿨의 무술 감독들은 현장에서 다 편집을 할 줄 알아요. 특정 장면을 찍을 때 어떤 각도로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아니까 시간 낭비가 없죠.”

[넷플릭스 제공]

올해 개봉 예정인 ‘범죄도시 4’도 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허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특성상 캐릭터엔 큰 변화가 없어요. 그 안에서 최대한 마석도 인물에게서 보지 못한 액션을 넣고 변주를 주려고 노력했어요. 이번엔 액션이 아주 강력하게 나와요. 액션의 완성도엔 자신이 있습니다.”

이제 막 연출가로서 발을 뗀 허 감독. 그는 오랫동안 품어 왔던 꿈을 조심스럽지만 자신 있게 공유했다.

“먼 얘기지만, 나중에 서울액션스쿨을 제작사로 왕성하게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열심히 연출해서 나중에 여력이 되면 잘하는 후배들을 저처럼 연출가로 데뷔시키고 싶어요. 서울액션스쿨에서 영화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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