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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인천경제청 고위 간부 국제학교 유치 업무 ‘이해충돌 방지법’ 저촉 논란
부동산개발 및 국제학교 유치 자문업 해오다가 2022년 말 경제청 특보로 위촉
3개월 후 경제청 간부로 승진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던 법인 부인 명의로 바꿔
해당 법인은 송도, 영종 국제학교 측 에이전트 업체와 거래 관계 있어
영종 주민, 불공정 우려 제기하며 해당 간부 업무 배제 요구 성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고위 간부가 입사 전 자신이 운영한 국제학교 유치 자문회사 법인등기부등본.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한 고위 간부가 입사 전 자신이 설립한 국제학교 유치 자문회사 대표로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국제학교 유치 관련 업무 책임자로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인천경제청은 해당 간부가 인천 민선 7기 시정부 때인 인천경제청 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중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민선 8기 투자유치 분야 특별보좌관으로 위촉한 후 다시 3개월만에 투자유치사업본부장(3급)으로 승진시켜 물의를 빚어 온 이후에도 국제학교 유치와 관련한 적법성 문제와 공모 추진으로 인한 해당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파행만 거듭되고 있다.

1일 본보에 익명으로 제보해 온 내용에 따르면 인천경제청 고위 간부 A 본부장이 운영해 온 회사가 영국 해로우스쿨(작년 6월 송도 유치)과 영국 럭비스쿨(영종 국제학교 공모 참여 의향) 에이전트인 모 유학원 업체와 내밀한 거래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A 본부장은 민선 7기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시절에 서비스산업유치과장 재직 시 모 기업에게 특혜를 부여해 인천시 감사에서 정직 2개월 중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A 본부장은 임기제 계약기간이 끝나 과장 퇴직 후 2021년 11월 부동산 개발 투자 및 국제학교 유치 자문업을 하는 B회사를 설립해 자신이 직접 운영해 왔다.

민선 8기 들어 김진용 경제청장은 2022년 12월 B회사 대표(A 본부장)를 경제청 투자유치 분야 특별보좌관으로 다시 불러들였고 이어 2023년 3월 투자유치본부장에 승진 기용했다. 이때 A 본부장이 운영하던 B회사는 2023년 3월 부인 명의로 대표자가 변경됐다.

그런데 B회사는 인천 송도, 영종 국제학교들과 관계된 유학원 업체 C사와 거래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확인됐다.

C사는 학원도 운영하면서 아시아 지역 해로우스쿨과 영국 럭비스쿨에 한국 유학생들을 알선해 주는 유학원 사업을 하고 있다.

C사는 학원을 학교처럼 불법 운영하다가 적발돼 2017년 교육청으로부터 폐원 처분 받은 전력이 있으며 현재는 다른 이름으로 상호를 바꿔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C사와 관련이 있는 해로우스쿨은 송도에서 적법성 논란에 휩싸였고 영종에는 영국 럭비스쿨이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국제학교 유치 업무 책임자인 A 본부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다가 현재 부인 명의로 바뀐 국제학교 유치 전문 B회사가 송도와 영종 국제학교들 에이전트인 C사와 거래관계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 법은 공직자의 직무수행 중 이해충돌을 방지해 사적 이익추구를 금지한 것인데, 당초에 임명권자가 부동산 개발 및 국제학교 유치 자문업을 해 오던 A 본부장을 해당 부서 책임자로 기용하면서부터 개연성 등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당시 김진용 청장은 A 본부장을 초고속 승진시켜 굵직한 부동산 개발 사업들과 송도, 영종 국제학교 유치사업을 맡겼다.

김 청장과 A 본부장은 2023년 6월 홍콩에 가서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송도에 해로우스쿨 국제학교를 유치해 왔으나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데도 인천경제청은 이를 인정도, 불인정하지도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진용 청장은 2023년 말 퇴임 후 국회의원 출마 이행공약 1호로 송도 해로우스쿨 국제학교 유치를 내걸었다.

김진용 총선 출마예정자가 자신의 이행공약 1호로 내건 송도 해로우스쿨 국제학교 유치 내용.

항간에는 김진용 청장이 애초에 국회의원 출마를 대비해 부동산 개발과 국제학교 유치 전문 사업자인 A 본부장을 불러들인 게 아니었느냐는 소문도 자자하다.

송도는 영국 본교(비영리 외국교육기관)가 아닌 홍콩기업(영리법인)의 해로우스쿨 유치에 적법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고 영종은 학교부지를 축소하고 개발업자를 뽑는 공모 방침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김진용 청장의 총선 출마로 인해 인천경제청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영종 주민들이 국제학교 유치에 직접 나섰지만 인천경제청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공모 방침만 고수하고 있다.

A 본부장이 제시한 영종 국제학교 공모 방침에는 상업용지 개발과 국제학교 유치가 동시에 진행토록 돼 있다. A 본부장은 두 가지 전문분야에서 사업을 해 왔기 때문에 이해충돌 가능성은 명약관화해 보인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영종 주민들은 “인천경제청이 송도와 다르게 왜 영종에만 개발업자 뽑는 공모를 강행하려 했는지 이제야 명확하게 알 것 같다”면서 “인천경제청 간부 A 본부장은 이해충돌 우려 수준이 아니라 대놓고 본업을 행사하도록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으로 당장 국제학교 유치 관련 업무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보는 지난 30일 이같은 내용에 대해 A 본부장의 소명을 듣기 위해 인천경제청 미디어문화과를 통해 취재를 요청했고 다음날 전화와 문자까지 남겼으나 결국 A 본부장과의 연락은 닿지 안았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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