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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1000억을 횡령했다고?!”…이름 판 ‘바지사장’의 최후 ‘데드맨’
바지사장 소재…‘봉준호 키즈’ 입봉작
“이름값에 대한 책임감 다룬 영화”
[콘텐츠웨이브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이름을 팔아 그럼. 사람도 차랑 똑같아. 이름도 돈이 된다는 거지.”

스마일저축사건으로 어마어마한 빚을 떠안아 벼랑 끝에 몰린 만재(조진웅 분)는 장기매매 알선자를 만나러 폐차장에 갔다가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장기를 파는 대신 이름을 빌려주라는 것. 이름만 빌려주면, 이른바 ‘바지사장’이 되면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온단다. 이에 그는 바지사장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다.

만재가 남을 대신해 각종 사업의 전면에 나서면 실제 사업체 운영자, 일명 ‘쩐주’들은 뒤에서 검은 돈을 불린다. 어느 새 전문 바지사장이 된 만재. 어느 날 세무조사가 세게 들어왔다며 잠깐 해외에 나가 있으라는 쩐주. 이에 만재는 마카오로 피신해 있는데, 텔레비전 뉴스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뉴스에 따르면, 자신이 회사 공금 1000억 원을 횡령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 곧이어 정체 불명의 남성 2명이 호텔 방을 침입하더니 그를 납치해간다. 그 이후 그는 중국의 무시무시한 사설 감옥에 갇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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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맨’은 바지사장 업계에서 잘 나가던 만재가 1000억 원의 누명을 쓴 채 ‘죽은 사람’으로 살다가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만재가 정치 컨설턴트인 심 여사(김희애 분)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나오게 된 이후 본격 시작된다. 심 여사가 만재를 구해준 배경엔 심 여사가 돕고 있는 유력 정치인 때문이다. 만재가 바지사장으로 있었던 회사의 몸통이 정치권과 크게 연관돼 있는 것. 단순히 검은 자본을 둘러싼 숨바꼭질 같았던 이 업계가 사실은 정치권과 결탁, 더 큰 몸통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검은 돈을 두고 갈수록 복잡하게 흘러가는 이 영화는 진실을 찾기 위한 추리극을 보는 느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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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봉준호 감독과 영화 ‘괴물’의 각본을 공동 집필한 ‘봉준호 키즈’ 하준원 감독의 입봉작이다. 하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장장 5년 동안 바지사장 세계를 직접 취재해 대본을 써내려갔다.

하 감독은 바지 사장을 영화 소재로 삼게 된 이유로 이름값에 대한 고민을 꼽았다.

하 감독은 “이름값이란 것은 결국 책임감에 대한 것”이라며 “개인부터 자본, 권력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과연 책임을 지고 사는가, 이름값을 하고 사는가에 대한 고민이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봉준호 키즈’가 선보이는 첫 연출작인 만큼 하 감독은 대본 작업부터 편집 단계까지 봉 감독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았다고 했다.

하 감독은 “대본 수정본을 봉 감독님께 여러 차례 보여 드리면 (봉 감독이) 장면 별로 대사 톤이나 말투 등 아주 자세하게 수정할 부분을 짚어주셨다”며 “편집 과정에서도 1차 편집본을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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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엔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인 최수영이 유명 클럽의 MD(클럽 내 이벤트나 파티 기획자)이자 바지사장계의 연결책으로 특별출연해 반가움을 더한다.

‘데드맨’은 영화는 설 연휴 극장가에서 국내 영화 ‘도그데이즈’, ‘소풍’과 격돌한다. 가족 관객들을 타겟으로 한 휴먼 스토리 위주의 경쟁작들과 달리 ‘데드맨’은 범죄 스릴러이다 보니 장르적으로 눈에 띈다.

2월 7일 개봉.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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