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건설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1월 기업 체감경기가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전산업 업황BSI는 69로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2월 69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산업 업황BSI는 지난해 10~12월 70을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하락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1월 전산업 업황BSI는 제조업 업황이 회복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등 비제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업황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71로 나타났다. 세부 업종 중 고무·플라스틱이 14포인트 크게 올랐고, 1차 금속 또한 8포인트 뛰었다. 화학물질·제품은 5포인트 상승했다.

황 팀장은 “고무의 경우 플라스틱 가공품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라며 “1차 금속은 주요제품 가격 상승 및 원자재 가격 하락, 화학물질은 중국 화학제품 재고증가율 둔화 및 에틸렌스프레드 증가 등 수익성 회복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형태별로 봐도 제조업 업황BSI는 대기업(76)·중소기업(66)·수출기업(71)·내수기업(71)이 모두 1포인트씩 올랐다.

반면 비제조업 업황BSI는 정보통신업이 8포인트로 가장 많이 내렸고, 건설업도 5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도 7포인트 하락하면서 전월 대비 3포인트 내린 67로 조사됐다.

정보통신업의 경우 연말 예산소진을 위한 IT컨설팅 수주효과 소진으로 연초 실적감소가 나타났다. 건설업은 PF사태로 인한 자금조달금리 상승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주요했다. 이에 전문 서비스업에서도 건설 설계용역 발주가 감소해 실적이 하락했다.

다음달 업황전망BSI는 전월(68) 대비 1포인트 상승한 69로 조사됐다.

2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석유정제·코크스(+20포인트), 1차 금속(+6포인트) 등이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2포인트 상승한 71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형태별로는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이 각각 5포인트, 4포인트 올랐지만 대기업과 수출기업은 각각 1포인트씩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운수창고업이 7포인트 내리고 건설업도 4포인트 하락했지만 정보통신업이 5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월과 동일한 68로 조사됐다.

1월 경제심리지수(ESI) 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91.5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9일부터 16일까지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3349개 기업(제조업 1851개, 비제조업 1498개)이 설문에 답했다. 문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