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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서울 중랑천 오던 원앙 등 철새들, 확 줄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원앙 1000마리→400마리
모니터링과 먹이주기, 쉼터만들기 병행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서울 중랑천 하류는 서울시 1호 철새보호구역이다. 넓은 수면적과 얕은 여울이 형성되어 있고 수변의 갈대군락이 무성해 사람들의 눈도 피할 수 있어 겨울철새들이 월동하기에 좋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랑천으로 날아드는 철새의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사무국은 21일 매년 수천 마리의 철새들이 도래하고, 특히 천연기념물 원앙이 매년 1000 개체가 넘게 오는 곳인데, ‘한강’ 스태프들의 현장 등지의 모니터링 결과 원앙은 400개체수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식지가 좁아져 성동교 아래에 모인 철새들
준설공사로 설땅이 좁아지자 웅비교 인근엔 철새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철새 먹이주기 작업을 벌이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스태프들

조합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철새들이 주요하게 서식했던 곳은 응봉교 인근의 여울과 수변부이다. 천적들을 경계하고, 사람들의 간섭을 피하기에 적합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구간을 대규모로 준설해 호소화되면서 수면성 오리류들이 서 있을 곳이 줄었고, 수변으로 산책용 데크가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을 피하기도 어려워졌다는 것.

따라서 올해 원앙들이 성동교 교각 아래에 밀집한 것은 주변의 열악해진 서식환경을 피해 이동한 것이라고 ‘한강’측은 설명했다.

이에 철새들을 모니터링하던 여러 모임들과 전문가들이 우려를 했고, 시민들도 구청 등에 의견을 보냈다. 성동구청 담당부서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하 한강조합)에 대책을 문의했고, 한강조합을 중심으로 12월 22일 이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철새보호 활동을 진행해 왔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 활동 중인데, 철새들의 쉼터를 만들어주고 부족한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철새 쉼터 만들어주기
뜻있는 시민들의 '먹이주기' 참여로, 먹이를 먹고 있는 원앙들

쉼터는 인적이 드문 수변 구간의 덤불을 제거하고, 100-300㎡ 규모의 공터를 만드는 것. 현재 6곳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먹이 제공은 철새들의 체온 유지를 돕기 위해 탄수화물인 볍씨를 정기적으로(주 2회) 제공하는 방식이다. 2023년 12월 22일 이후 한강조합은 모니터링 12회와 먹이주기 9회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 철새 쉼터를 여러 곳에 분산하는 것은 철새들이 과도하게 밀집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병의 전염을 우려해서이다. 또한 각각의 특성들을 분석해 이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자료로 쓰기 위함이다.

한강 관계자는 “도심의 철새보호구역은 큰 선물이고 생태 자원입니다. 철새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우리의 삶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중랑천 하류의 철새보호구역 존재를 서울 동북부 지역의 생태를 보호하고 자연을 학습할 수 있는 거점으로 가꿔갈만 합니다. 원앙 소식이 널리 전해진 것은 중랑천 철새보호구역과 철새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입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 대책을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시, 성동구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20일에도 정기 철새 보호활동(먹이주기, 모니터링, 하천 정화)을 진행하고, 전문가들과 분석 및 대책 마련 회의를 진행했다. 철새 먹이주기 활동을 위한 모금도 진행중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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