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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삭한 빨간 이 맛, 어떻게 안먹고 배겨” 작년 김치 수출 '역대 최대' 찍었다
미국·유럽 시장 급성장
대상 '종가'가 김치 수출액의 53% 차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한때 동양인 비하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졌던 김치의 반란이 무섭다. K 콘텐츠 열풍 속에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서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져 주목된다. 이에 김치 무역수지 적자 폭은 전년보다 2000만달러 넘게 줄었다.

21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김치 수출량은 4만4041t(톤)으로 전년의 4만1118t보다 7.1% 늘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2021년의 4만2544t을 뛰어넘은 것이다. 김치 수출량은 2022년에는 4만1118t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늘었다.

지난해 김치 수출 금액은 1억5561만7000달러(약 2000억원)로 전년의 1억4081만6000달러보다 10.5% 증가했다. 다만 종전 기록인 2021년(1억5991만5000달러)에는 소폭 못 미쳤다.

김치 수출 중량과 금액은 5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50% 넘게 늘었다. 5년 전인 2018년만 해도 수출량은 3만t이 되지 않았고 수출액은 1억달러를 밑돌았다.

김치 수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발효음식인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으로 해외에서 수요가 늘어난 2020년에 급증했다. 2020년 수출량과 금액은 각각 34.2%와 37.6%나 늘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수출량은 7% 늘고 수출 금액은 10.7% 증가했다. 할리우드 배우 귀네스 팰트로가 코로나 후유증을 앓고 식단 관리에 힘썼다면서 그 하나로 무설탕 김치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다 2022년에는 코로나가 잠잠해진 가운데 김치 수출량은 3.4% 줄고 수출액은 11.9%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김치 수출국은 사상 최대인 92개국으로 늘어났다.

최대 수출국인 일본과 2위 미국을 합친 수출액이 1억달러가 넘어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수출량은 미국이 1만t을 웃돌고 일본은 2만t이 넘었다.

김치 수출액에서는 네덜란드, 호주, 영국이 5위 안에 들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4위를 차지하던 대만과 홍콩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김치 수출이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K 콘텐츠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미국이 많이 늘었고 유럽도 늘었다. 예전에 수출이 많았던 홍콩과 대만 같은 아시아 지역은 별로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시장을 비교하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일본이 6149만달러로 전체의 40%를 차지했으며 미국은 3998만9000달러로 26%의 비중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해 일본은 58%에서 40%로 낮아졌고 미국은 9%에서 26%로 높아졌다.

주요 김치 수출 업체는 대상,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다. 이 가운데 대상 '종가' 김치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져 지난해 50%를 넘겼다. 2018년 38%에서 2022년 50%까지 높아지고서 지난해 53%를 차지했다.

종가 김치는 북미와 유럽, 대만·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했다. 일본 수출 물량 90%를,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의 80% 이상을 각각 현지인이 소비하며 북미와 유럽에서도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늘고 있다.

종가 김치는 미국에서 2021년 월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점차 입점 매장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

한국의 지난해 김치 수입 금액은 1억6357만6000달러로 3.4% 감소했다. 김치 수출액 증가와 수입액 감소에 따라 김치 무역수지는 795만9000달러 적자로, 적자 폭은 전년의 2858만4000달러에서 2000만달러 넘게 줄었다. 김치 수입액은 2022년에는 20.4% 증가했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8만6545t으로 전년(26만3435t)보다 8.8% 증가했다. 고물가 속에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김치를 쓰는 데 대한 부담이 커지자 김치 수입량은 2년 연속으로 늘었다. 한국이 수입하는 김치는 거의 전량이 중국산이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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