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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만원 넣었으면 2억됐다” 설마했는데…이건 진짜 ‘역대급’이다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와 그가 만든 인간형 로봇 휴보. [사진 카이스트]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카이스트 창업 이 정도일줄은”

카이스트(KAIST) 실험실에서 탄생한 벤처회사가 일 냈다. 서울대를 압도하는 카이스트 창업 회사 가운데도 역대급으로 꼽힌다.

시가총액 3조원이 넘는 회사가 탄생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바로 로봇을 만드는 레인보우로보틱스다. 공모가 1만원에서 시작 20배 가량이 올랐다. 공모에 참여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거의 2억원이 되는 셈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오준호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교수(현 명예교수·67)가 작은 실험실에서 학생들과 만든 회사다. 그는 카이스트의 39번째 창업 교수였다.

오준호 교수가 만든 인간형 로봇 ‘휴보2’. [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불과 3년전인 2021년 2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가도 1만원 공모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로봇이 미래성장 산업으로 부각되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몸값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현재 주가는 17만원~18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 회사에 빠졌다. 삼성전자 로봇산업의 첫 투자처다. 이 회사 주식을 연달아 사들이고 있다. 앞서 59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한데 이어 주식 91만3936주를 277억8365만원에 추가로 매수했다.

현재 삼성전자(14.83%)는 최대주주인 오준호 교수(17.51%)에 이은 2대주주다. 향후 삼성전자의 인수설까지 나오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로봇 시장이 아직 초창기라 매출은 크기 않지만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로봇 기업 가운데 드물게 흑자를 내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강점은 기술력과 함께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로봇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원가 경쟁률을 경쟁사 대비 절반까지 낮췄다. 중국과 비교해도 성능은 앞서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와 그가 만든 인간형 로봇 휴보. [사진 카이스트]

현재에도 카이스트에서 정년 퇴직 명예교수로 남아있는 오준호 교수는 한국형 로봇에 일생을 바쳤다. 유난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로봇에 미쳤다. 오준호 교수는 현재 레인보우로보틱스 CTO(최고기술경영자)를 맡고 있고, 회사를 이끄는 이정호 대표도 오 교수의 제자인 카이스트 공학박사 출신이다.

오 교수는 한국 최초의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오 교수에게는 ‘휴보 아빠’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오 교수는 학교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교내에 창업한 기업이 낸 발전기금 중 가장 큰 금액”이라며 “기부금에 ‘오준호 기금’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학교 발전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대학에 지원된 연구비의 결과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대학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의 선례를 남기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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