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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뮤어’ 첫 수상 조승우 “학전은 내 배움의 터전”
“최고령 ‘유령’으로 98회 공연”
공로상에 학전...“계속 유지되도록”

“1회부터 8회까지 5번 노미네이트 됐는데 처음 상을 받았습니다. 웨버형, 매킨토시형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톱배우 조승우(사진)가 마침내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0년 학전에서 뮤지컬로 데뷔, ‘오페라의 유령’으로 안게 된 24년 만의 수상이다. 조승우를 배출한 ‘학전’은 공로상의 주인공이었다.

‘뮤지컬인들의 축제’인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배우는 조승우를 비롯해 ‘이프덴’의 정선아가 주연상, ‘렌트’ 김호영이 남자조연상, ‘이프덴’의 이아름솔이 여자조연상, ‘오페라의 유령’ 김주택은 남자신인상, ‘인터뷰’의 박새힘은 여자신인상 등을 받았다.

조승우는 수상 소감으로 “국내 최고령 ‘유령’으로 시작해 아직도 최고령 ‘유령’으로 활동하고 있고, 지금도 대구에서 노를 젓고, 왜곡된 사랑으로 인해 천장에서 뛰어다닌다”며 “어제까지 98회 공연을 했는데, 그 마음 그대로 서울, 대구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덧 40대 중반 24년 차 배우가 됐는데, ‘오페라의 유령’을 하면서 언제나 머물러 있지 않고 고통을 감수하다 보면 반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다른 사람 것이 아닌 네 것을 하라’고 이끌어준 양주인 음악감독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에서 눈에 띄었던 점은 학전에 공로상이 돌아갔다는 점이다. 학전은 남주상을 받은 조승우가 데뷔한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산실로 33년간 대학로를 지켜온 학전은 지속적인 재정난과 김민기 대표의 건강 문제로 인해 3월 15일 폐관이 예고됐었다.

김 대표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학전 1기 배우 장현성은 “학전은 1991년에 소극장 학전으로 개관해 올해로 33주년을 맞았다”며 “지금까지 450명의 배우, 300명의 스태프, 200여명의 직원이 학전을 지켰고, 그 중심에 김민기 선생님이 계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전을 거쳐간 배우, 관객, 스태프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꼭 다시 일어나겠습니다”라는 김 대표의 소감을 대신 들려줬다.

조승우 역시 “2000년 9월에 학전 극단 뮤지컬 ‘의형제’로 데뷔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스물 한 살에 무대가 줄 수 있는 감동과 아름다움을 깊이 새겼다”며 “학전은 내게 배움의 터전이자 추억의 장소였고, 집이었다. 김민기 선생님은 스승이자 아버지이자 친구이자, 가장 친하고 편안한 동료였다”고 말했다.

한편 각계각층에서 나선 ‘학전 살리기’ 움직임 덕에 학전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간을 임대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병재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이날 시상자로 나와 “학전과 김민기의 뜻을 이어나가기 위한 논의를 계속해왔다”며 “3월 이후에도 학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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