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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2023 최종전 우승 양희영 ‘새 시즌 기다렸다’

양희영은 우승하기 바로 전 주에도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실수를 거듭하며 우승을 놓쳤다. 번번히 우승 기회를 날리는 느낌이었다. 양희영은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에서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시작했다. 마지막날 다시 우승 조에 섰다. 17, 18번홀에서 버디, 버디를 잡아 우승했지만 그 전까지 박빙의 승부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늘 유머 넘치고 장난 많은 양희영의 캐디가 말했다. “정신차리자.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양희영은 우승 후 캐디덕분에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제 17년 차 베테랑 양희영과 가장 오래 같이 일한 캐디가 바로 이 사람이다. 이 캐디는 올해로 4번째 시즌을 같이 뛰게 될 예정이다. 양희영은 이 캐디가 어릴 때 같이 연습장에서 연습했던 사이라며, 선수 출신으로 본인이 레슨 받으면 옆에서 같이 메모를 한다고 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해서 더 우승 여운이 오래 가지 않았냐고 묻자 “기분 좋게 시즌을 끝내서 너무 좋았고 우승의 기쁨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우승 직후 이틀 정도는 믿기지가 않아 잠도 제대로 못잤다. 인스타그램에서 이렇게 많은 좋아요를 받아본 적도 처음이고 수많은 우승 메시지와 카톡을 읽느라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예전 우승했을 때는 다음 시합을 위해 바로 대회장으로 이동해야 했고, 모든 힘을 다 쏟아서인지 많이 아팠다. 한 번은 우승 직후 대회에서 몸살이 심하게 와서 중간에 시합을 접어야 했다.

양희영은 새로운 시즌이 너무도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어느새 17년 차인 것도, 지난 시즌 최고령 우승자인 것도 신기하지만 아직도 골프가 정말 좋고 골프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자신이 좋단다. 대회를 나가면 어릴 때부터 지켜봐왔다는 선수가 같이 경기를 하고 있는게 기분이 좋다. 좋아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오랫동안 투어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요즘은 대단해 보인다고 한다. 크리스티 커, 아니카 소렌스탐, 지은희…. 나이가 들면서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생긴다고. 확실히 나이가 들면 몸 리커버리나 몸이 굳어지는 속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양희영은 하체에 비해 상체가 약한 편인데 라운드 도중에도 몸이 굳어지는 게 느껴져서 예전과 달리 경기 중간에도 스트레칭을 많이 한다. 주변 사람들도 왜 그렇게 스트레칭을 많이 하냐고 묻는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양희영은 마지막 주 동계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제니퍼 송 친구 캐디를 해주고 왔더니 시즌까지 5주 밖에 남지 않아서 깜짝 놀라 바로 연습에 돌입했다. 하루종일 연습을 하지만 숏게임, 특히 여유 공간이 별로 없는 핀 포지션에서의 샷에서 더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고 했다. 샷도 특별히 뭔가 고친다기 보다 고질적인 훅 병이 있는데 인터뷰 당일 좀 좋아졌다며 좋아했다. 멘탈을 위해 매일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언제까지 골프 선수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명언을 남겨주었다. 한 해, 한 해 치면서 지금만큼의 노력으로 다음 한 해도 열심히 할 수 있냐는 질문에 스스로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날까지 계속하겠다고 했다.

반짝 타오르는 불새가 아니라 선수로서 연습을 즐기고 시합을 기다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양희영의 긍정적인 기운이 주변까지 환하게 만드는 기분이다. 그렇게 이번 시즌도 자신감 있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바란다.

〈KLPGA 프로〉

peop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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