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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벽안의 美 기술진 “현대차·기아, 북미서 거둔 성과에 뿌듯…브랜드 위상 남달라졌다”
美 모하비 주행시험장 현지 기술진 인터뷰
전기차 오프로드 테스트도 활발히 진행
“현대차·기아 모든 성과 직접 체험 보람”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랜스 맥러스(왼쪽) 샤시열에너지성능시험팀 책임연구원, 매튜 알 시어 모하비 주행시험장 운영 파트장. [현대차·기아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김성우(캘리포니아시티) 기자] “지난 20년 동안 현대차와 기아가 이뤄낸 모든 성과를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항상 뿌듯함을 느낍니다. (북미 지역에서)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위상이 정말 남달라졌어요.” (매튜 알 시어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 파트장)

지난 11일(현지시간) 찾은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 산하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이하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여의도의 두 배(약 1770만㎡) 크기로, 사막 한가운데 거대한 도시와 같은 위용을 뽐내는 곳이다.

전기·전자·기계공학 등 모든 기술이 결합된 종합체인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차량을 이곳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담금질해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다.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 일원으로서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직접 수행 중인 현지 기술진 두 명을 인터뷰했다.

올해로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랜스 맥러스 샤시열에너지성능시험팀 책임연구원은 모래나 진흙 등 저속 오프로드 상황에서의 구동력 제어, 휠 슬립 제어 등 전반적인 오프로드 주행성능과 튜닝을 맡고 있다.

맥러스 책임연구원은 “기아 텔루라이드와 같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얼마나 험난한 경사와 돌길도 오를 수 있는지 알게 되면 깜짝 놀라실 것”이라며 “오픈 디퍼렌셜(차동장치)이 적용된 일반 차량에서 흔히 일어나는 대각 슬립 상황에 대한 교정을 주로 수행하고 있지만, 매우 거친 오프로드 노면에서의 주행과 같이 차량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시험을 하는 것 역시 제 주요 업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랜스 맥러스 샤시열에너지성능시험팀 책임연구원. [현대차·기아 제공]

맥러스 책임연구원은 극한의 환경에서 차량을 시험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성능 개선’을 꼽았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차·기아 차량의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공감한다”며 “기본 트림부터 우수한 주행 성능과 패키징, 디자인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고객 입장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오프로드 측면에서는 특정한 장애물이나 험로도 더 안정적으로 주파할 수 있도록 튜닝하고 운전자의 안전성을 강화한 여러 사례가 있다”며 “이곳 미국기술연구소에서는 디자인과 규제 등 수많은 측면을 고려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튜닝을 가리지 않고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시험이 이뤄지기까지 시험장 시설 운영·관리를 지원하는 부서와 협력은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모하비 주행시험장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매튜 알 시어 운영 파트장은 지난 20년 동안 시험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업무를 조율하고 있다. 제동거리 시험이나 오프로드 시험 등 여러 테스트에 필요한 촬영 지원도 그가 맡은 업무다.

알 시어 파트장은 “모하비 사막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극심한 모래 폭풍을 비롯해 어려움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우리 차량의 미래를 위한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으며, 시험장을 처음 개소할 때는 이 땅에 원래 살고 있던 멸종위기종인 사막거북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20년 전만 해도 필요하지 않던 테스트를 계속해서 새로 도입하고 있다”며 “사막 환경에 맞춰 다양한 시험로와 연구 시설을 짓고 또 관리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매튜 알 시어 모하비 주행시험장 운영 파트장. [현대차·기아 제공]

최근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현대차·기아 전동화 전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에 특화된 실험이 한창이다.

맥러스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테스트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행 거리 개선이 우선 중요한 과제”라며 “전기차는 특성상 최대 토크가 금방 생성되기 때문에 휠 슬립이 일어나기 쉬워서 이에 대한 시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전기차는 과거 내연기관차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일반적인 노면에서 주행하던 차량을 오프로드에 가져오면 충분한 토크가 발현되지 않는 문제가 흔히 생기는데, 전기차에서는 문제가 없다”며 “예전에는 더 많은 출력과 토크를 내기 위한 방법을 주로 연구했다면, 전기차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토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두 사람에게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열정을 쏟아낸 일터를 넘어 현대차·기아의 진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알 시어 파트장은 “오늘날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위상은 정말 남달라졌는데, 이는 결국 우리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덕분에 이룬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의 업무에 대해 많은 애정과 자부심을 갖는 우리 회사의 수많은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모하비 주행시험장”이라고 평가했다.

맥러스 책임연구원 역시 “이곳 시험장에서 테스트를 마친 차량이 결국 고객들에게 전달되고, 고객들이 제가 튜닝한 기능으로 더욱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정말 보람차다”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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