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후반 그림같은 왼발슛을 터뜨리고 있다.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64년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나선 한국이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이강인의 그림같은 멀티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그러나 석연찮은 중국 주심의 판정으로 무려 5명이 옐로카드를 받아 남은 경기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황인범의 선제골에 이어 이강인의 결승골과 추가골이 터지면서 3-1로 승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중인 황희찬 김진수 등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베스트 멤버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조규성과 손흥민이 투톱으로 공격 선봉에 서고 이재성 이강인이 측면, 황인범 박용우가 중앙 미드필드에 포진했다. 포백수비에는 설영우 김민재 정승현 이기제, 골키퍼에 김승규가 나섰다.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지만 초반부터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갔다.

심하지 않은 수비파울에도 주심이 연신 옐로 카드를 내밀면서 전반 30분만에 박용우 김민재 이기제가 경고를 받았다. 후반에도 조규성이 상대 속공을 저지하다 카드를 받았고, 추가시간에는 손흥민이 헐리웃 액션으로 역시 카드를 받았다. 이는 남은 경기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납득하기 어려운 카드를 남발한 중국 심판 마닝.[게티이미지]

몇차례 위기와 찬스를 주고받던 끝에 한국은 전반 38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황인범이 박스 안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 맞고 굴절돼 넘어온 공을 왼발로 정확히 구석에 차넣었다. 그러나 후반 6분 마룬의 슈팅이 한국 수비 맞고 흐른 혼전 상황에서 알하샤시가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을 바로 잡았다. 한국 벤치는 경고를 받은데다 수비에서 계속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 이기제를 빼고 김태환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손흥민이 상대의 거친 태클을 점프하며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위기를 뒤바꾼 것은 이강인이었다.

후반 11분 김민재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반박자 빠른 타이밍에 왼발로 날카로운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완벽한 찬스는 아니었지만 이강인이 개인능력으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23분에도 손흥민이 내준 볼을 황인범이 빈 공간에 있던 자신에게 내주자 달려드는 수비를 페인팅으로 제쳐낸 뒤 다시 왼발로 골을 기록했다. 침착함이 돋보인 골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조규성 김민재 박용우 등 카드가 있는 선수들을 교체해주며 다음 경기에 대비했다.

이강인은 이후에도 전방으로 잇달아 날카롭고 정확한 패스를 갈라주며 답답한 한국팀 공격의 젖줄 역할을 계속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쉬운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좋은 점도 있었고 안 좋은 점도 있었지만 다음 경기에선 더 좋은 모습,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비록 쉽지않은 첫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와 승점 3점을 챙겼지만 5장의 옐로카드와 김진수가 빠진 윙백의 적임자를 찾아야할 숙제를 안게 됐다.

한국은 오는 20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요르단과 2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