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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실험 없이 신약 개발OK” 화학硏, 인체모사 ‘장기칩’ 개발 성공
- 환자 염증 수준 분석 및 약물 효능 평가 가능
이번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 12월호 표지.[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동물실험 없이도 만성염증 환자의 염증 분석과 약물 효능 평가에 최적화된 생체모사 장기칩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성균, 김홍기 박사 연구팀은 새로운 생체모사 장기칩을 선보였다. 이 장기칩은 인체의 선천성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가 혈관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화학주성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장기칩 기술은 동전 크기의 칩 안에서 3차원 구조로 다양한 인체 유래 세포를 함께 배양해 복잡한 인체 장기와 조직을 모사할 수 있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유망기술이다.

특히 지난해 개정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근대화법 2.0에 따라 동물실험 자료 없이 의약품 허가 신청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인체와 유사한 장기칩이 신약 효능·독성 평가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 세계 장기칩 시장은 2022년 기준 1억 750만 달러로 2030년에는 약 7억 967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연 연구진은 반도체 공정없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장기칩을 설계·제작했다. 칩의 일부 구획을 의미하는 채널과 채널 사이에 물리적 구조가 없어 세포 이동을 관찰하기에 용이하다. 하나의 칩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동시에 실험할 수 있어 약물의 비교 평가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위 장점을 바탕으로 개발된 염증 모사 장기칩에 만성염증성 질환 환자의 혈장을 주입해 호중구의 이동을 민감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칩 3D 프린팅 금형의 제작 공정.[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기존 연구는 주로 상용 장기칩을 이용해 호중구의 이동을 유도하거나 이를 관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개발한 장기칩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혈장을 사용해 호중구 이동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호중구의 이동 수량과 거리를 정교하게 비교하고 염증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염증 수준 분석 시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하던 임상 약물과 효과가 알려지지 않은 비임상 약물을 동시에 염증 모사 장기칩에서 평가한 결과 임상 약물이 더 효과가 좋다는 점을 확인했고, 실제 보고된 임상 효능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관련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인체 질환 모사 장기칩 기술과 이를 이용한 약물성 평가 관련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실용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실험동물로 대체하기 어려운 인체 질환의 모사를 통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기초 의생명과학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 12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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