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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 직격탄’ 증권사 1조클럽 실종
7곳 4분기 영업익 7414억 추정
1조 넘긴 3분기 대비 37% 하락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등 ‘부동산 악재’의 직격탄을 맞으며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주요 증권사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속할 증권사는 전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총 741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4분기(5086억원)보다 45.8% 늘어난 수준이지만, 1조를 넘어섰던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1조1812억원)보다는 37.2% 줄어든 규모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4분기 10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주가조작 세력이 키움증권의 미수거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난 이른바 ‘영풍제지 사태’로 인해 미수금 관련 손실 약 4300억원이 반영된 탓이 크다. 또 삼성증권(이하 전망치 1557억원)과 메리츠증권(1250억원)이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금융지주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720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분기보다 20% 가까이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로, 주력 계열사인 증권의 수익 비중이 절반 이상에서 80%까지 차지한다.

NH투자증권(1623억원)의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37% 늘어나며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1865억원)과 대신증권(460억원)은 각각 전 분기 대비 8∼9%라는 한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은 PF 등 국내외 부동산 이슈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영건설 사태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연말 뒤늦게 ‘산타랠리’가 찾아오기는 했지만 4분기 전체로 봤을 때는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실적도 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10∼11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부진했다가 12월 뒤늦게 회복돼 4분기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5000억원으로 직전 3분기보다 28.6% 감소했다.

다만 채권 금리가 작년 10월 중 상승했다가 11∼12월 본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크게 하락했고, 연말 증시 반등도 동시에 나타난 덕분에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지표는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주도 실적 부진과 태영건설 사태 여파에 비실거리는 모습이다.

가령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계속 하락하며 5거래일 동안 6만1300원(지난해 폐장일 종가)에서 5만4100원으로 11.7% 하락했고,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도 7630원에서 7040원으로 7.7%가량 떨어졌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 증권사는 단기적으로 보유 대출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어 충당금 설정으로 이익이 훼손되고, 중장기적으로도 부동산 사업장 PF 주관 수수료 감소로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태영건설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 중심으로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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