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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현물 ETF ‘운명의 한주’…金은 출시 후 4배 이상 껑충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SEC 위원장을 지낸 제이 클레이턴이 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SEC가 또 한 번 반려할 수 있다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뒤섞였지만 이제는 비트코인 ETF 승인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블랙록 등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 업체들이 주요 수수료 공개 등 최종 업데이트 서류를 SEC에 제출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제도권 진입’ 기대감에 21개월만에 4만7000달러대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제도권 진입 임박”=9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63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만 해도 58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일주일새 8% 넘게 상승한 것이다. 8일(현지시간) 미 가상자산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1시 50분 비트코인 가격은 4만7000만달러를 넘어섰고 현재 4만695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7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4월 이후 약 21개월 만이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진입의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일(현지시각)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관련한 첫 심사 결정을 내린다. 지금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 11곳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해달라고 신청했고, 아크 인베스트먼트와 21셰어즈가 공동 신청한 건이 첫 타자다. 그간 수십 건의 신청서가 제출됐으나 SEC는 비트코인 ETF에 대해 ‘현물 보관도, 투자자 보호도 의문’이라며 여러 차례 승인을 연기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수의 운용사들이 신청서에 ‘현금 환매 방식’과 ‘지정참가회사(AP)’ 계약 등을 명시하면서 SEC의 추가 요청사항을 반영했다. 또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반려 결정을 재검토하라는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만큼 승인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만일 SEC가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하려면 이전에 주장하던 근거가 아닌, 더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SEC가 발행업체들로부터 줄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라도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본다.

▶“대규모 자금 유입…金 ETF 뛰어넘나”=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기대감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유는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기관투자자들은 코인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가상 자산을 뺏기거나 거래소의 시세조작 리스크 때문에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기를 꺼렸다. 그런데 비트코인 현물 ETF가 등장하면 선물과 달리 롤오버 비용도 들지 않고 안심하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선 전자지갑을 만들어서 계좌로 돈을 옮기는 등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서, 기존 금융 인프라를 사용해서 투자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면 현재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면 금(金) ETF가 금 시장에 미친 효과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에서 첫 금 ETF는 2004년 11월에 등장한 ‘SPDR골드셰어즈(GLD)’다. 출시 3일 만에 10억달러를 돌파, 현재는 592억달러(약 77조원) 규모의 초대형 ETF로 성장했다. 국제 금 가격은 2004년 온스당 440달러에서 2030달러 선으로 올랐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 시세를 반영해 단순 계산해보면, 비트코인은 약 21만6000달러(약 2억8980만원)대로 치솟는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와 함께 비트코인 ETF 출시를 준비 중인 갤럭시 디지털은 미국의 비트코인 ETF 시장 규모가 출시 후 첫해 약 14조달러(약 1경8445조원), 이듬해에는 26조달러(3경4255조원), 3년째에는 39조달러(5경1382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베스코의 비트코인 ETF에만 6개월 간 50억 달러의 자금 유입이 발생한다는 가정을 토대로 추산해보면, 6개월 동안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250억 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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