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이 지난해 8월 출시한 포스트의 컵 타입 시리얼 3종(왼쪽)과 백혈병 자녀를 둔 가족에게 보낸 신제품 선물. [A씨 블로그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백혈병 투병 중인 아이를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선물한 회사의 미담이 공개돼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초등학생 3학년 자녀를 둔 부모로 알려진 A씨는 지난 8일 자신의 블로그에 '동서식품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해 2월 1일 아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한 달 집중치료를 하고 퇴원했다"며 "백혈병 아이들은 음식 조절을 해야 하고 평상시 먹던 음식도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 살균 소독을 해야 한다. 우유도 멸균 과자도 진공포장 제품만 먹어야 하는데 한 번 개봉하고 2시간이 지나면 먹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이는 코코볼과 콘푸라이트를 너무 좋아하는데 대용량만 있었고, 심지어 항암을 하니 많이 먹지도 못하고 먹고 남은 과자는 오롯 가족의 몫이었다"면서 "하루이틀도 아니고 대용량이 감당하기 어려워 혹시나 하고 2월 28일 동서식품 고객상담실에 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회사 측에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회사처럼 컵 제품 생산이 가능한지 문의했고, 상담원은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몇 달 간 무소식이었다고 한다.

동서식품이 백혈병 자녀를 둔 가족에게 보낸 신제품과 편지. [A씨 블로그 캡처]

하지만 반 년이 흘러 지난 8월, A씨는 기사로 동서식품의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접했다. 동서식품의 시리얼 브랜드 포스트의 인기 제품 콘푸라이트, 오곡 코코볼, 오레오 오즈가 컵 타입으로 소포장 돼 출시된 것이었다.

A씨는 "이렇게 제품으로 출시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아울러 지난 4일 A씨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가 또 한 번 감동하게 됐다. 동서식품 측에서 "지난해 2월 28일 주신 의견을 수렴해서 전화드린다"면서 아이의 건강 걱정과 함께 새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전화였다.

A씨는 "드디어 편지와 같이 코코볼컵 제품이 선물로 도착했다"며 "동서식품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해서 문을 두드렸고 그 문을 열어주셨고 또 손까지 잡아주셨다"고 고마워했다.

A씨가 제품 사진과 함께 공개한 동서식품 측의 편지에는 "저희 팀에서는 소비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보내주신 사연도 저희 컵 시리얼 제품 출시에 틀림없이 많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새해에는 자녀분이 쾌차하셔서 세상의 다양한 음식과 행복들을 마음껏 누리실 수 있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