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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살 딸 수갑채워 성폭행한 36살男, 왜 무죄?”…14살·158㎝에 발목잡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12세 초등학생을 모텔에서 성폭행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36세 남자가 12세 제 딸을 성폭행했는데 무죄라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부모 가정으로 홀로 딸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난해 5월 28일 만 12세였던 제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제 아이가 한 앱에 '지금 만나서 놀 사람'이라는 글을 올렸고, 그걸 본 성명 불상의 성인 남자(B씨)가 아이를 만나러 와 무인텔로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A씨는 “딸은 모르는 길로 가기에 무서운 마음이 들어 신호 대기 중에 내려서 도망갈까 생각했지만, 도망가봐야 잡혀서 해코지를 당할 게 두려워 내리지 못했다”면서 “가해자가 내리라고 해서 계단으로 따라 올라갔고, 침대가 있어서 모텔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들어가서는 무섭다며 집에 가야 한다고 했지만 가해자는 준비해 온 수갑으로 아이를 결박했다"고 적었다. 이후 성폭행이 벌어졌다.

A씨는 보복 위험에 망설이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범행 한 달 만에 남성 B씨는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해 6월 23일 구속됐다. 검찰은 성폭력처벌법(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지난달 14일 징역 12년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창원지법은 지난 4일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14세라고 말했고, 피해자의 키가 158㎝로 성인 여성 평균 체격이라는 점을 근거로 "피해자가 만 13세 미만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피해자 신체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진술에 언급되지 않은 성인용 기구 한 개에서만 피해자의 DNA가 검출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B씨가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A씨는 "아이는 불안증세가 심해졌고 저는 일까지 그만두며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결국 이사 와 전학까지 하게 됐다"며 "불안증을 견디다 못해 거듭 자해를 하던 아이는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가해자는 외제차를 몰며 ‘N번방’ 사건 조주빈이 선임했던 변호사를 선임했다”고도 덧붙였다.

사연이 전해지자 한 네티즌은 A씨로부터 받은 판결문을 분석해 "2020년 5월 19일 개정된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기소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 누리꾼은 "서로의 대화 내용에서 나온 '14세다' 등은 오히려 범죄성립에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된다"며 "실제 강간의 행위가 없거나 입증하지 못한다고 해도 본죄는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 미성년자 의제강간죄 등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적용해 유죄가 나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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