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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행자금? 조력자? 변명문?… 이재명 피습 경찰 남은 수사 쟁점은
생활고 시달려 월세 50만도 없던 김씨… 무슨돈으로 범행 준비?
경찰, 뒤늦게 벤츠 확인되자 ‘참고인 조사, 이재명 지지자’ 부연
당적·변명문 공개 불가… 경찰, 범행 동기 납득 가게 설명해야
지난 2일 오전 7시 35분께 피의자 김모(77) 씨가 묵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창원시의 한 모텔 앞에서 검은색 모범택시가 김씨를 태운 채 출발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홍석희·박지영(부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테러한 60대 남성 김모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9부 능선을 넘어섰다. 경찰은 이번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경찰 수사는 ‘단독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당적과 ‘변명문’ 등 범행동기를 추정할만한 단서에 대해서는 일단 ‘수사결과 발표 때 밝힌다’는 입장을 유지 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일(10일)전까지 남은 경찰 수사 포인트를 짚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2일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생활고 김씨, 범행 자금 무슨 돈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김씨는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영등포구 구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명예퇴직을 신청한 뒤 연고지가 없던 충남 아산으로 내려가 월 50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상가 건물을 임차 받아 부동산 중개업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만 이미 7개월째 월세를 내지 못할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가 운영했던 충남 아산 소재 부동산 관계자들은 김씨가 부동산 경기가 침체 되면서 계약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확인된 것만 해도 김씨는 모두 6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일정을 일일이 따라다녔던 것으로 파악된다. 공식적으로 경찰이 확인한 1월 1일 동선만 보더라도 김씨는 천안아산~부산(역)~김해(봉하마을)~양산(평산마을)~울산~부산(역)~경남 가덕도~창원 순으로 이동했다. 교통비만 어림하면 천안아산~부산역(KTX·4만5000원), 부산~김해 봉하마을(택시·4만5000원), 울산~부산역(KTX·1만원) 등이며 이외 숙박비와 식비 등을 고려하면 줄잡아 1회 일정 동행에만 20만~30만원 가량은 족히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이같은 이 대표 일정에 6차례 따라 다녔다. 김씨는 또 범행 당일 숙소에서 가덕도까지 13㎞가량을 이동하면서 비싼 모범택시를 이용했던 점도 ‘범행자금’이 어떻게 확보된 것인지 의혹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아직 김씨의 카드 사용 내역이나 현금 사용 여부 등도 경찰이 확인 해 준 바는 없다. 김씨가 사실상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임대료도 내지 못할 형편인 상황에서 김씨가 어떻게 이 대표의 동선을 따라다녔으며, 어떤 방법으로 범행 자금을 마련했는지에 대한 수사도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사실상의 ‘자금줄’ 역할을 한 3의 조력자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된다.

‘변명문’ 발송 약속 70대가 유일 조력자?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김씨가 남긴 문서를 사건 이후 발송해주기로 한 70대 남성 A씨를 충남 아산에서 긴급체포해 조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김씨가 직접 언급한 ‘변명문’ 또는 글의 제목인 ‘남기는말’을 발송해주기로 김씨와 약속해, ‘범행 방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실제로 글을 외부에 발송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경찰은 ‘수사 중’이어서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에 대한 조력자 존재 여부는 헤럴드경제가 지난 6일 새벽 보도한 ‘이재명 습격범 사건 전날 숙소에 내려준 차량 포착’ 기사로 수면위로 부상했다. 경찰은 범행 당일일인 지난 2일 오후 김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해왔으나, 범행 전날인 지난 1일 저녁 김씨가 묵은 호텔 앞까지 벤츠로 추정되는 차량이 김씨를 내려주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일단 범행 전날인 1일 동선 가운데 김해 봉하마을~양산 평산마을 까지의 구간과, 가덕도~창원 호텔 까지의 구간을 이동할 때 일반 승용차를 사용했으며 김씨를 태워준 운전자들을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경찰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처음 본 60대 남성을 선뜻 자신의 차량에 태워준 차량이 하루 두 차례나 됐다는 점은 경찰이 추후 수사결과 발표에서 추가로 설명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된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김씨가 ‘보라’던 변명문, 공개될까?

김씨는 지난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부산지법으로 이동하던 중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에 “경찰에 8쪽 분량의 ‘변명문’을 제출했으니 참고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체포되던 당시 점퍼 안주머니에 관련 글을 인쇄해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글에서 김씨는 ‘총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나라 경제는 파탄난다’, ‘역사적 사명감에 이재명 대표를 죽이려 했다’, ‘문재인 정부 때 나라 경제가 쑥대밭이 됐다’는 내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명문은 일부 취재·보도를 통해서만 알려졌을 뿐 아직 전문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찰은 압수물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 관행이 있는데, 최근 배우 이선균씨의 극단적 선택 사건 영향 때문에 더욱 엄격하게 이 관행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찰은 ‘수사 결과 때 공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씨의 ‘변명문’이 추후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는 아직 기소 전 단계로 정식 국선변호인은 기소가 된 이후 통상 선임된다. 추후 재판이 진행되면 김씨 측 변호인이 김씨의 동의를 얻어 변명문을 공개할 개연성은 열려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은 압수물이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김씨가 ‘변명문을 참고하라’고 밝힌 바 있는만큼 추후 변호인이 선임되면 공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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