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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 빅4 ‘非정유’로 글로벌 탈탄소 정면돌파
SAF 등 바이오연료 부문 확대
전기차 윤활유 진출 ‘체질개선’

지난해 국제유가의 변동성으로 정유업계의 수익성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성 확대로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불안정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탈탄소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연료 개발 등 비정유부문 사업을 확대하며 돌파구 마련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420억원이다. 이는 직전 분기(1조5363억원)보다 52.5% 줄어든 수치다. 에쓰오일 역시 4분기 영업이익으로 4750억원을 달성하며 전 분기(8590억원)보다 44.7% 감소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것이다. 실제 수입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 9월 배럴당 평균 92.9달러에서 12월 평균 77.6달러까지 떨어졌다.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경기 부진 및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유사들이 정유부문 비중을 줄이고 지속가능항공유(SAF·바이오항공유) 등 바이오연료와, 전기차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사업의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바이오연료,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과 같은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나아가 수소, 탄소포집(CCUS), 화이트바이오 등 저탄소 영역에서 규모있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역시 ‘체질 개선’을 강조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거와 현재의 성과, 앞으로의 전망, 수익성, 경쟁력, 리스크 측면에서 냉철히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한된 자원을 제대로 배분하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내실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정유업계는 SAF 등 친환경 바이오연료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6년 SAF 생산을 목표로 SK울산 콤플렉스(CLX) 내에 SAF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2022년 폐기물을 이용한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바이오에너지 기업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20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키도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말 동·식물성 유지(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이용해 SAF, 차세대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 연료유를 생산할 수 있는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규제 특례 샌드박스)’를 승인 받았다.

GS칼텍스는 핀란드 바이오연료 생산업체 네스테로부터 SAF를 공급받아 지난해 9월부터 대한항공과 함께 SAF 시범 운항에 들어간 상태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 2025년 2분기부터 연간 50만t의 바이오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 건설, 차세대 SAF 생산, 바이오 케미칼 사업 진출 등 3단계로 이어지는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을 세웠다.

전기차 윤활유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를 론칭하고 제품 2종을 출시했다. 이에 따라 정유 4사가 모두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자회사 SK엔무브를 통해 전기차용 윤활유 ‘지크 e-FLO’를,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각각 2021년 6월과 10월부터 ‘킥스 EV’, ‘에쓰오일 7 EV’를 공급하고 있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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